"아빠는 왜 그리 빨리 먹어?"
진지한 얼굴로 천천히 얘기하던
아들이 팥빙수 서너 숟가락을 더 건네주었다.
가까운 체육센터에 가기 위해 여덟 시 사십 분쯤 집에서 나섰다.
실내체육관이 아홉 시부터이긴 하진만 실내 코트 개수가
적어 빨리 가지 않으면 한참을 기다려야 되기 때문이었다.
초등학생인 아들은 '날아라 셔틀콕'이란
동아리 모임에서 활동하고 있어서 몇 주 전부터
주말마다 같이 배드민턴을 치고 있다.
집 앞에서 간간히 놀이 삼아 치다가 주말마다 같이
땀 흘리는 즐거운 시간.
한 시간 남짓 지나 가쁜 숨과 땀방울을 정리할 무렵
"아빠. 팥빙수 먹으러 갈까?"
웃음이 이쁜 아들이 숨을 헐떡이며 얘기했다.
녹차가루가 포함된 팥빙수,
갈 때마다 마음 가득 포만감을 주는 그 집으로 갔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우승하여 팥빙수의 최고 맛집이란
현판이 걸려있어 더 맛있게 느껴졌다.
"아빠가 대학병원 레지던트 때 밥시간도 따로 없고
아픈 애들 전화 오면 금방 달려가야 돼서
일 이분 안에 다 먹어야 됐단다."
"잘 안 고쳐지는구나"
"아빠. 밥 빨리 먹기 대회 나가면 되겠다"
어색하게 웃는 아들을 보며
오늘도 행복한 하루.
팥빙수로 행복한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