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손가락이 아프다는 아내,
파라핀 치료를 위해 주문하여 며칠째 사용하고 있다.
갱년기엔 많은 여성들이 그렇다고 하는데
어디 봐도 갱년기가 붙을 것 같지 않은 작고 고운 손가락 마디에
몹쓸 녀석이 달라붙었다.
갱년기 블루가 와서 기분이 가라앉을 때
아내는 어디서 구했는지 몰라도
한 입가득 물면 혈당이 올라가서 그런지,
입안이 가득 차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기분이 high로 가는 마법의 캔디가 담겨 있는 병을 보곤 한다.
혹시나 깨지면 다시 구해야 되는 성가심과 상실감을 피해야 되기에,
작은 캔버스에 색연필로 그려서 선물했다.
오늘도 해피 캔디 한입 가득 물고 웃어 봅시다.
웃어 보아요
묵직한 관 뚜껑처럼
덮여있던 이불을 걷어차고
밤새 뻣뻣했던 팔다리 관절을 삐그더덕
살며시 비틀어 움직여 보니, 우두두둑
낮부터 온밤 내내 꼬여 버린 일상에
거짓말처럼,
힘들어 죽겠네 읊조리면
핏줄 타고 들리는 어긋난 관절 소리
웃어 볼게요
나이부터 물어보고 피식
숙성되면 그런 거야
살아봤자 반도 안되었는데
뼈마디를 바꿀 수도 없는데
그래도 살아있으니
그래도 관짝이나 걷어차지
주섬주섬 건네받은 사탕 하나 가득 물고
웃어 보아요.
아내의 해피 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