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한 평일 오후,
통영 바닷가를 걸었다.
핫플레이스인 강구안 근처 커피집을 하던 친구가
차로 한 십분 걸리는 곳으로 가게를 옮기는 바람에
터벅터벅 걸어서 갔다.
코 끝 쨍한 해풍이 옷깃을 올리게 하였지만
가게문을 열면 커피 향이 먼저 나와 인사를 하고
친구는 난로 넘어 웃으며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파란 섬 풍경 비치는 그림들과 어울리는 공간.
입안 가득 채우는 커피 향과 보낸 오후를 그려본다.
통영을 거닐다
터벅터벅 얼마나 걸었을까
강구안 어디쯤 신산(辛酸)한 발걸음을 멈췄다.
짠내 묻은 해풍(海風) 따라
살며시 톡톡 치는 옅푸른 내음 가라앉은 바닷가.
해풍 끄트머리
묻어난 작은 눈물 닦아내고
삐그더덕 유리문을 살며시 밀쳐보았다.
내달려온 COFFEE 콧 내음에
바다 냄새 떨쳐내고 한가득 안아보는 정량동 어디쯤.
끓고 있는 차 주전자 너머 통영 친구 웃고 있다.
-통영 카페 '거닐다'에 다녀와서 쓰다.-
난로와 주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