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프리지어 꽃을 드립니다
아이들은 한 둘 커서 나가고 빈 둥지가 되기 전에 발 디딜 걸 해봅시다.
셋 키우는 이십몇 년이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지만
아직도 꽃같이 곱다는 말 한마디를 했더니
“오빠 눈이 갈수록 나빠지는 것 같아요!” 하며 웃는 당신을 보았습니다.
사실 흐릿하긴 하지만 어떻게 그걸 말해요?
한참을 고민하였나 봅니다.
심리학을 공부하고 싶다고 하셨지요.
전공은 아니지만 들어주는 걸 좋아하는 당신은 잘 해낼 거예요.
내가 따지 못한 학위 하나쯤은 당신이 채워주면 더 좋겠지요.
‘학學바라지’는 내가 열심히 할 테니 흐릿한 눈 비비면서 잠 시간 쪼개서 잘해 봅시다.
“화사한 꽃이 좋아요”
꽃집 주인은 열심히 묶어서 노란 다발로 당신께 전했지요.
꽃말이 여럿이지만 ‘새로운 시작’, ‘당신을 응원합니다’가 마음에 들어요.
책상 위 그 꽃은 제 갈 곳 찾아갔겠지만 노란 프리지어 향기는 늘 그곳에 있어요.
꽃다발 다시 묶어 당신께 드려요.
프리지어 꽃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