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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니보이 Dec 09. 2021

"세컨드 서브*를 먼저 배워야 합니다."

                          세컨드 서브* 퍼스트서브(first serve)를 실패했을 때 행하는 두

세컨드서브 * 테니스에서 퍼스트서브(first serve)에 실패했을 때 행하는 두 번째 서브를 말한다. 퍼스트서브 때보다 안전하고 컨트롤하기 쉬운 공을 주는 경우가 많다. 세컨드서브에서도 실패하면 실점으로 처리된다. 세컨드 서브* 퍼스트서브(first serve)를 실패했을 때 행하는 두



“세컨드 서브를 먼저 배워야 합니다. “ 

포핸드와 백핸드 스트로크로 가볍게 몸을 풀고 나자 

젊은 코치는 베이스라인으로 가서 폼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코로나 감염이 심해져 아파트 지하의 운동 시설이 문을 닫았고 

작년부터 시작한 테니스 레슨도 실내 테니스장이 문을 닫아 

집 주변을 두어 바퀴 도는 걸로 운동을 대신해 오다 

뱃살이 나와서 힘들다고 느낄 즈음 코로나 상황이 잠잠해져 다시 체육관에 갈 수 있었다. 


세 번째로 코치가 바뀌었다. 

첫 번째 코치는 일찍 일어나는 것이 힘들다고 하였으며 

두 번째 코치가 코로나로 체육관이 문을 닫은 후 다른 지역으로 간 후 

이번에 씩씩하게 가르치는 코치로 바뀌었다. 


고등학교 이 학년 때 중학교 테니스 선수를 하다 공부로 전향한 친구와 죽이 맞아 붙어 다녔다. 

아버지께 졸라서 산 나무로 된 일자 라켓과 하얀 테니스화를 신고 

둘이 초등학교와 전문대학의 테니스코트로 다니면서 그 친구에게 레슨도 받고 

당시 유명한 유진선, 김봉수, 존 맥켄로 등이 나오는 테니스 잡지도 봐가며 

정말 열심히 땀 흘리며 햇볕에 그을렸었다. 


몇 달 동안 레슨도 받았고 대학 때는 이 년 동안 테니스 동아리에 들어가서 활동했었기에 

나는 새로운 코치가 놀랄 줄 알았다. 

네트 넘어오는 몇 번의 공을 나의 습관이 들어 있는

전력을 다해 감아서 치는 스윙에 코치는 내심 당황해했다. 

물론 헉헉 대면서 먼저 지친 건 나였지만. 


몸에 힘 빼는 게 우선이고 또 오래 걸린다고 했지만, 

우선은 삼십 년 된 기억과 몇 개월 배우다 쉬어버려 리셋된 근육들을 깨우는 것이 먼저였다. 

포핸드 스트로크를 중점적으로 하고 백핸드는 원핸드가 편해서 

그걸로 익숙하게 연습하길 두 달 정도 했더니 체력도 늘어나고 스트로크로 힘차게 앞으로 나갔다. 


발리 연습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어제는 스트로크로 두어 번 주고받고 한 후 

서브를 시작하자고 하였다. 

“세컨드 서브를 먼저 배워야 합니다. “ 


다른 스포츠도 그렇지만 먼저 공격하는 편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물론 선공先功이 성공적이어야 그렇겠지만. 

”세컨드 서브가 자신 없으면 퍼스트 서브도 넣을 수 없습니다. “ 

쉐도우 복싱처럼 테니스 라켓으로 몇 번이나 서투른 몸짓으로 연습을 마치고 밖으로 나섰다. 


삼십 년 전의 기억조차 희미한 동작을 왜 그리 자신 있어했을까? 

그때는 왜 스트로크를 세게 치려고만 하였을까? 

더 센 공이 돌아오면 어찌할 줄 몰라했을 텐데. 


내가 살아온 날의 반도 채 살지 않은 젊은 코치는 

이미 세컨드 서브를 먼저 배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서브만 배운 것이 아니라 삶의 우선순위도 되짚어 보게 되었다.

창 너머 젊은 코치는 웃는 얼굴로 중학생 아이에게 테니스를 가르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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