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휴식
보름 전 통영시장 햇살 따라 걷던 길
창 너머 알록달록 빛나던 통영누비 몇 켤레 보이길래
살며시 데려다가 한편에 뉘어 놓았습니다.
엘리베이터 공고문엔 걸을 때 살살 걷고
밤에 피아노 치지 말고 세탁기 돌리지 말고 또 뭐라 있었지만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한 것이 살살 걷는 것이라
누비 슬리퍼 신으면 생각이 없어지겠지요.
며칠 지나니 이것도 때가 묻고 얇아져
깨끗이 씻어 햇빛에 내어놓았습니다.
‘자박자박 발자국 소리 조금씩 품에 안고 다니다
매일매일 눌러오는 무게 지긋이 아려 아파 울다
오늘은 잠시 쉬어야겠습니다.’
나도 따라 오늘 쉬어야겠습니다.
오늘은 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