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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니보이 Dec 31. 2021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


연초록 이파리 산들바람에 나풀나풀 춤추고

선뜻 못 나서든 사람들은 무거운 외투를 걸친 채

조심조심 발걸음 디뎠다.

줄기 따라 영근 봉오리 몇이 얼굴 내밀고

개 울음소리 골목 끝에서 달려 나왔다.


연분홍 꽃잎 와글와글 수군거림에 길 위에 누웠고

바삐 움직이든 이들은 눈길 한번 흘리지 않은 채

자박자박 걸음을 놓았다.

파란 잎새 같은 젊음 둘은

어지러운 보도 위로 그림자를 옮기다

무거운 발자국 몇 개만 보탰다.


바람 불어 스산한 그 날

사람들은 무심히 지나쳤다.


*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모르게 지나간 봄입니다.

   잊혀진 것은 잊혀지는 대로 두고 싶습니다.

   만개할 아름다운 봄을 기대해 봅니다.

   올 한해 수고하셨습니다. 

지나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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