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록 이파리 산들바람에 나풀나풀 춤추고
선뜻 못 나서든 사람들은 무거운 외투를 걸친 채
조심조심 발걸음 디뎠다.
줄기 따라 영근 봉오리 몇이 얼굴 내밀고
개 울음소리 골목 끝에서 달려 나왔다.
연분홍 꽃잎 와글와글 수군거림에 길 위에 누웠고
바삐 움직이든 이들은 눈길 한번 흘리지 않은 채
자박자박 걸음을 놓았다.
파란 잎새 같은 젊음 둘은
어지러운 보도 위로 그림자를 옮기다
무거운 발자국 몇 개만 보탰다.
바람 불어 스산한 그 날
사람들은 무심히 지나쳤다.
*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모르게 지나간 봄입니다.
잊혀진 것은 잊혀지는 대로 두고 싶습니다.
만개할 아름다운 봄을 기대해 봅니다.
올 한해 수고하셨습니다.
지나간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