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키는 움직임

루틴은 나를 성장시킨다

by 최다온

지구는 두 가지 움직임을 한다. 하나는 스스로 도는 자전, 또 다른 하나는 태양을 중심으로 도는 공전이다.


자전은 하루를 만든다.

밤과 낮이 바뀌고, 우리는 그 흐름 속에서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 일하고, 다시 잠든다.

공전은 계절을 만든다.

보이지 않게, 그러나 분명하게 시간은 흐르고, 우리는 조금씩 다른 곳에 도착해 있다.


이 두 가지 움직임은 우리의 삶과 닮아 있다.

매일 반복되는 나의 루틴은 자전과 같다. 아침에 눈을 뜨면 물을 한잔 마시고, 잠시 스트레칭을 하고 아이들을 깨우고, 화장을 하면서 아침밥을 챙긴다. 준비가 되면 출근을 하고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흩어진 집안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끝없이 반복되는 일상, 그 시간 일터로 나가면, 사람을 만나고, 나의 역할을 해내기 위해 애쓰는 하루를 산다.

집과 일, 아이들과 나 사이를 오가는 이 하루는 마치 쉼 없이 도는 자전처럼, 나를 바쁘게 만들지만 자연스럽게 돌아가며 단단한 나를 만들기도 한다.


이 반복되는 일상이 혹시 나를 계속 같은 자리에 머물게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지만,

자전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게, 공전을 하고 있다.


아이들은 어느새 나보다 커진 생각을 하고, 손이 많이 가던 나의 아이들이 스스로의 하루를 살아내기 시작한다. 조금씩 공전이 되어 가는 것이다.


같은 하루를 사는 것 같지만 시간이라는 궤도를 따라 분명 나아지고 있다.

반복은 결코 멈춤이 아니고, 루틴은 결코 정체가 아니다.

자전이 나를 무너지지 않게 잡아 준다면, 공전은 나를 성장하게 만든다.


매일 같은 하루 같지만 분명 다르다.

나의 일을 해내는 이 모든 하루들이 나를 제자리에 묶어두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라는 것을 안다.


나는 오늘도 돈다. 아이들을 위해, 집안의 온기를 위해, 그리고 나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반복의 지루함을 이겨내고 즐거움으로 바꾸고 있다. 그것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결코 간단한 움직임이 아니다.

가끔은 흔들리면서도 움직이고 있고, 멈추지 않는 삶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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