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 H에게 걸려온 전화
사랑하는 막내아들이 지금 군 복무 중이다.
태어날 때부터 어찌나 예쁘던지
쌔근쌔근 잠든 모습을 가만히 바라만 봐도
공연히 코끝이 시큰해지곤 했다.
'나에게 어떻게 이런 예쁜 생명체가 찾아왔을까.'
그 아이는 내게 온 한 줄기 빛이자, 아기 천사였다.
얼마 전, 꿈을 꾸었다.
외출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걸려 온 전화 한 통.
"여보세요?"
"엄마, 나 집에 있는데……."
낯익으면서도 그리운 목소리에 내가 물었다.
"너 누군데 우리 집에 있니?"
"엄마, 나 일곱 살 H야."
꿈속에서도, 꿈에서 깨어난 뒤에도,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내 눈에는 눈물이 가득 차 오른다.
일곱 살의 그 작고 소중했던 H가
나를 부르는 것만 같아서.
남들은 한 번쯤 호되게 겪는다는 사춘기 소동 한 번 없이
그저 바르고 얌전하게 자라준 나의 아기.
아까워서 세상 밖으로 어떻게 내보낼까 싶던 그 아이가
지금은 강원도 삼척에서
늠름하게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아들을 이토록 사랑하면서도
매일 차려내는 밥상에서 해방되었다는 사실에
행복감을 느끼는 난 모순일까.
사랑하는 마음과
나의 자유를 반기는 마음이 공존하는 이 상태가
스스로도 낯설어 픽 웃음이 난다.
부대 안에서 총을 들고 훈련받고 있을 아들이지만
내 눈에는 여전히 아메리카노의 쓴맛도, 술맛도 모르는
보들보들한 아기로만 보인다.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내 마음속엔 여전히
쌕쌕 잠들던 아기 천사와
전화를 걸어오던 일곱 살 H,
그리고 대견하게 성장한 지금의 아들이 있다.
오늘 밤 꿈에는
일곱 살 H가 한 번 더 전화를 걸어주면 좋겠다.
그땐 울지 않고 꼭 말해줘야지.
'H야, 엄마는 너를 만난 모든 순간이 기적이었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