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이 내게 말했다.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분 같고, 그런 걸 계속 추구하는 분 같아요…”
나는 그 말을 듣고 좀 불쾌했다. 사실 그분이 그 말을 한 의도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알아차린 그 분의 말뜻은 ‘내가 주관이 강하고, 고집이 세고, 타인과의 융화를 꺼리는 인간이라서 불편하다, 못마땅하다…’는 말이었다. 점쟎고 세련되게 나를 비꼬는 말이었다.
나는 그 분과 헤어지고, 그 말을 반대로 되뇌어 보았다.
“자기만의 세계가 없는 분 같고, 그런 걸 계속 추구하지도 않는 분 같아요…”
나는 아까보다 더 큰 불쾌감을 느꼈다. 이 나이 먹도록 자기 만의 세계도 없고, 그에 대한 지향점도 없다면, 그동안 밥벌이 하고 똥 싸면서 세월만 흘러 보낸 인간밖에 더 되겠냐? 짐승보다는 좀 우월하겠지만 인간으로서의 독창성, 개별성을 증명하기 어려운 정도의 삶 되겠다.
오랜 세월 동안, 내가 가진 ‘자기만의 세계’는 이 말을 듣던, 저 말을 든던, 스스로를 학대하며 괴로워한 세계였다.
그러나 오늘 ‘자기만의 세계’에 대한 두 명제를 듣고, 나는 ‘자기만의 세계’ 지향점에 관하여 좀 더 분명히 고쳐 알게 되었다.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나는, 주관과 열정, 판단력을 가진 행복한 인생이요,
‘자기만의 세계’가 없는 나는,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스스로를 성찰하고, 남들과 어우러질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러니,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 한들, 없다 한들, 나는 늘 행복한 사람이다.
그게 내가 가진 ‘자기만의 세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