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라는 것, 어둠이라는 것도 사실은 구분이 모호한 것이다. 어둠은 빛의 부재라고 보는 이도 있고, 어둠은 빛의 부재가 아니라, 그 자체로 실체로서 존재한다고 믿는 이도 있다.
빛은 내 주변에 가득하지만 빛이 없는 곳이 있다. 내가 빛을 등질 때 내 모습처럼 생긴 나의 그림자, 나의 그늘에는 빛이 없다.
사람들은 빛을 등지고, 모양이 드러나는 그 그림자 상을 Self로 부르며 사랑한다. 해가 늘어지면, 그림자의 키와 덩치는 더 커진다. 거대해지는 Self를 보고 그림자 놀이를 하는 아이처럼 흐뭇해한다.
그러나 해가 지면, 그 늘어진 그림자는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Self라는 것의 허망함을 알게 될 것이다.
요즘은 자꾸 자아를 찾고, 자아를 실현하라고 한다. 디즈니 영화도 계속 그렇게 외친다. 그러나 빛 바로 아래 있거나 빛을 향해 있으면, 자아의 그림자는 그리 크지 않다.
점점 자신의 그림자가 커 보이는 사람은 혹시나 자기가 빛을 등지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볼 일이다. 해가 지면 그 자아는 사라진다. 그리고 자신보다 그림자가 작아서 얕보였던 사람이, 사실은 더 빛 바로 아래 있었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