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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길벗 소로우 Jul 08. 2022

임시직 자기

자기 자신을 선하고 나름 괜찮고, 주변 사람들보다 여러 면에서 어느 정도 우월한 사람으로 상정하고 살다가, 결국 타인에 대한 무시나 자신에 대한 열등감과 자책감을 가지게 되는 사람을 본다.

타인을 보며 가지는 우월감, 자신을 보며 가지는 열등감, 이런 것들을 느끼는  자체가 자신에 대한 주제 파악을 전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월감과 허영심, 그리고 열등감과 자괴감을 느끼는 것은 자기가 상황마다 계속 불일치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위대하고 괜찮아야 하는 자기와 쭈글스러운 자기의 불일치.

쭈글스런 자기를, 위대한 자기로 금방 둔갑시키면 그런 분열의 고통은 사라지겠지만 그건 매우 어렵다. 거의 불가능하다.


나와 당신 그리고 그이는  그냥 그저 그런 사람일 뿐이다. 그저 그런 사람이라서, 그저 그렇게 살아왔다. 그렇다면 (그저 그런) 자신의 원형질에 부합해서  것이다.

나처럼 가족을 사랑하는 사람이 어떻게 그때 엄마에게 그런 말을 했을까? 또는 배우자를 그렇게 홀대했을까?

나처럼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이 어찌 그런 행동을 했을까? 나 같은 사람이 어찌 그런 땡땡이를 치며 불성실하게 시간을 보냈을까?라고 생각하면서 자기를 고문한다.


솔까모드로 말해보면, 이러하다.

사실 나와 당신은 가족을 그리 사랑하지 않았고, 타인을 그리 배려하지도 않았고, 자기 자신에게도 그리 성실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랬던 것이다.

나와 당신은 원래 위대한 인물인데 잠깐 실수를 한 것이 아니고, 그냥 딱! 고 정도 인간이어서 딱! 고 정도로 산 것이다.

그걸 인정하면 본인도 가벼워지고, 남들도 당신 곁에서  괴로울  있다.


인간이 자아상, 자존감 등으로 괴로운 것은 이유가 있다.

세상에 있지도 않은 자기를 '참 자기'로 여기는데 반해, 정작 현실에 천착해서 버티며, 찌질하게라도 실존하는 자기에 대해서는, 마치 알바 플랫폼에서 최저가로 잠시 고용한 임시직처럼 업신여겨 보는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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