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의 폭격기 조종사

조직과 인간

by 작은길벗 소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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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기 조종사는 격납고 앞으로 갔다.
그리고 비행 스케줄을 브리핑하는 상사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여러분은 태평양 전쟁을 끝내기 위한, 중요한 미션에 부름을 받은 것이다.
이 원자폭탄으로 일본 제국주의를 저지해야 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 원자폭탄이 터지면 무고한 히로시마 시민들 다수도 희생된다는 것이다. 여러분들의 맘이 무겁다는 것 잘 안다.

그러나 누군가는 해야 한다.

이번에 같이 출격하는 비행기 30대 중에,
오직 한 대에만 진짜 원자폭탄이 탑재되어 있다.
나머지 29대에는 가짜 폭탄 또는 일반폭탄이 탑재되어 있다.

그러니 목표지점에 가서는 부담을 버리고 투하 버턴을 눌러라.

어차리 30대 1이다. 30대 1의 확률에 안 걸리면 그만이다.

여러분이 무고한 사람을 살상했다는, 마음의 고통을 나중에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한 부대 차원의 인도적 조치다.

자, 오늘 지명된 30대는 어서 출격하기 바란다."



폭격기 조종사는 히로시마 시 상공을 향해 비행했다.

그리고 그는 목표지점에서 투하 버튼을 눌렀다.
그의 눈은 여느 다른 조정사만큼은 좋았다.
그는 자신이 조정하는 동체에서 분리되어 지면으로 하강하는 금속물의 궤적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그는 평생 고통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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