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난민에 대한 논쟁
어제 올린 <혐오를 멈춰 주세요> 글의 SNS 댓글 중 ‘가짜 난민’으로 인한 지역사회의 우려를 표한 내용이 있어 그에 대한 답변을 했습니다. 사석에서도 받았던 질문이라 답변 내용을 다시 공유합니다. 댓글 내용은 ‘예멘 난민 중 가족단위나 여성은 없고 범죄율이 높은 남자뿐이라 범죄가 생길까 우려된다는 댓글이었습니다.’
저 역시 내 가족의 안전과 제주의 안전이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공포나 두려움을 비난할 마음은 없을 뿐 아니라 너무도 이해가 됩니다. 일단 예멘 난민 중 가족단위나 여성이 없다는 것은 팩트가 아닙니다. 물론 우려하시는 것처럼 성인 남성이 대부분인 것은 사실입니다. 건장한 남성이 다수인 이유는 그들 대부분이 정부군과 반군의 강제 징집을 피해 도피한 청년들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시내에서 예멘 난민분들이 무리 지어 다니는 모습은 몇 차례 목격을 했습니다. 저 또한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은 외모의 청년들이 무리 지어 다니니 아무런 긴장도 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그나마 소통이 되는 영어가 가능한 사람을 중심으로 무리 지어 정보를 찾아 이동할 수밖에 없는 이들을 생각하면 지나친 공포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다수의 성인 남성이 다니는데 긴장 없이 친절한 환대를 하라는 말이 아님을 아실 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목숨을 걸고 제주가 오게 된 가짜 난민 혹은 범죄자 프레임을 씌우는 건 가혹한 것 같습니다. 현 상황에서 그들에게 남은 선택지가 얼마 없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대로 굶어 죽으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일부 제주사람들의 선의에 기대어 의존적으로 계속해서 생활을 이어갈 수도 없습니다.
먼저 글에 이야기한 것처럼, 머무는 동안 자신들이 자립적으로 그들의 삶을 책임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위기에 처한 그들을 더 고립되고 위험한 상황으로 모는 것보다 대한민국의 안전과 안보를 위한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죄송합니다. 쓰다 보니 글이 길어졌습니다. 낯선 것에 대한 공포에 부풀려지고 악의적으로 편집된 단편적인 정보들이 더해져 제주도는 예멘 난민사태 이슈를 두고 양극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두려움이 빠르게 혐오가 되고 있음을 목격했고, 그러한 배경에는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가짜 정보가 있었습니다. 저 역시 제주를 걱정하고 있는 사람 중 하나이고 걱정하는 마음에 글을 쓰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혐오가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