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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PLS 이혜령 Aug 08. 2018

잘못된 정보를 거절할 용기

방글라데시 학생 시위

섣부른 글일지도 모른다. 의도와 다르게 오해를 살 수도 있다. '가짜 뉴스'라고 단정 짓기에도 아직은 시기상조다. 방글라데시 정부나 관련 기관의 공식적인 발표도 없었다. 사실 방글라데시 정부가 공식 발표한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믿지 않을 게 분명하다. (여기서부터 잘못되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의구심을 강화시켜주면서 내가 추구하는 방향과도 맞는 것 같은 소문!)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자극적인 내용으로만 소비되고 있는 상황을 이대로 지켜볼 수만도 없다.


2018년 안전한 도로를 위해 시작한 방글라데시 학생시위 모습 (사진|Asik Al Anik)

한국에서도 방글라데시에서 일어난 학생시위가 트위터와 페이스북, 온라인 카페 등 인터넷을 통해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1980년 5월 우리나라 광주에서 벌어졌던 일과 같은 일이 현재 방글라데시에서 반복되고 있다”며, “광주 5.18 민주화운동 당시 독일 기자가 외부로 알려 우리에게 도움을 줬듯이 우리도 이를 알려야 한다”라고 관심과 정보 확산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적을 넘어 방글라데시 학생들의 시위에 대한 지지와 연대의 의미로 한국에서도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며, 환영할 받을 일이다. 전에 없었던 방글라데시를 향한 관심과 지지에 고맙기도 하다.


‘여학생들이 강간당한 후 살해되어 버려졌다.'
‘눈이 뽑히고 손가락이 잘렸다.'


공유되고 있는 내용의 일부다. 물론 공유된 내용 전체를 부정하거나 거짓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상당 부분은 사실이지만, 그중에는 자극적인 사진, 영상과 함께 이처럼 사실 확인이 필요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악의적인 의도는 아니라 할지라도 '충격적이거나 자극적인’ 내용만 부각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언론 형태의 온라인 플랫폼에서 팩트체크를 하지 않고 sns에서 공유되고 있는 글을 그대로 받아 적어 기사 형식으로 뿌린다는 데 있다.


비록 선한 의도이더라도 자칫하면 사실을 왜곡하여 결과를 처음 선의와는 다르게 엉뚱한 방향으로 사태를 만들어 버릴 수 있다. 같은 방향을 향한다고 하더라도 왜곡된 정보의 확산은 근본 해결책과 거리가 멀며, 학생들이 질서 있고 비폭력으로 유지하며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이끌었던 시위를 공포나 분노로 인해 폭력사태로 변하게 할 수도 있다. 또한, 자극적인 사진은 피해자의 인권 침해의 우려와 함께 ‘폭력이 만연한 개도국’의 편향적인 편견을 고착화할 수 있다는 위험성도 제기된다.

사실 방글라데시에서 ‘하딸’이라고 하는 총파업 시위는 종종 폭력 시위가 동반되어 악명이 매우 높은 게 사실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의 하딸로 인한 연간 손실액이 국가 GDP의 3~4%를 차지한다고 한다. (손실액은 유실 소득, 고용과 생산 손실뿐 아니라, 저축 감소와 부채, 기업의 수익성 감소와 같은 장기적인 영향 비용까지 고려한 금액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잦은 하탈로 인한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상당한 심리적 스트레스와 개개인의 불안을 야기시킨다는데 있다.

오랜 세월 동안 폭력 시위를 동반한 하딸은 방글라데시의 성장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방글라데시의 경제 성장과 인권 향상을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하고 벗어나야 하는 과제다. 이를 위해 노력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니었다.

2013년 방글라데시 샤허박(Shahbagh)의 모습 (사진 | The Daily Star)


긴 시간 방글라데시 전역에 걸쳐 치안과 정세를 불안케 한 폭력 시위에 억압되었던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2013년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샤허박(Shahbagh) 광장에서 시작된 비폭력 시위를 환영했다. 아쉽게도 한 달여간 지속하여온 샤허박의 시위는 정치적 압력과 수많은 유언비어로 해산되고 다시 일부 과격단체의 폭력시위가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 버렸다. 그렇게 샤허박은 미완의 혁명으로 기록되었다.

맞다. 정부가 곤봉과 최루탄, 고무총탄 총으로 진압하면서 학생 시위는 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학생들이 다치고 있다. 그리고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인해 또다시 다치고 있다. 우리는 누군가가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가짜 뉴스를 ‘일부러’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가짜 뉴스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샤허박의 비폭력과 참여 민주주의, 연대의 기억이 이번 학생들의 시위까지 이어졌다고 믿는다.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시작된 학생들의 시위가 처음 시작과 같이 폭력이 아닌 그들의 목소리와 행동으로 값진 결과를 맺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를 표현해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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