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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PLS 이혜령 Nov 17. 2015

세계에서 가장  박해받는 민족 '로힝가'

6월 20일은 세계 난민의 날...

매년 6월 20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난민의 날로 분쟁과 환경파괴, 인권 유린의 이유로 난민이 된 수천만 명 사람들이 처한 현실을 알리고 이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촉구하는 날이다. 또한,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단결을 지지하고 전 세계 난민들의 중요한 공헌을 기억하는 날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가장 박해받는 민족, 로힝가
2012년 5월 말, 미얀마의 라카인 지역에서 불교도인 라카인 여성이 이슬람교도인 로힝가 남성 3명에 의해 성폭행당한 후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 소식이 퍼지자 성난 라카인 남성들이 버스를 타고 가던 로힝가인 10명을 폭행하고 살해 후 버스를 불태웠다. 로힝가 인과 라카인들이 서로 보복에 나서면서 양측 유혈사태로 확산됐고, 이 유혈 충돌로 9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7만 5천여 명이 난민이 발생했다. 미얀마 정부는 라카인 주의 종교·민족 분쟁이 확산할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지난 10일 이 지역에 비상사태와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발령했다.

UN에 따르면 로힝가인은 세계에서 가장 박해받는 소수민족이며, 130종류가 넘는 미얀마 소수민족들 가운데 가장 차별을 받고 있는 민족이라고 한다. 로힝가(Rohingya)는 미얀마 서부 라카인 주에 거주하고 있는 무슬림계 소수민족으로 자신들이 9세기경 아랍상인의 후손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다수 미얀마인들은 영국 식민지 시절 방글라데시와 인도에서 노동자로 미얀마로 들어왔다고 주장해 의견이 갈리고 있다.

1982년 미얀마 군부는 로힝가인을 비롯한 소수민족의 국적을  박탈시키고 개인의 재산을 몰수했다. 로힝가인은 교육을 받는 것도 금지되어 있고 여행과 이주는 물론 결혼과 출산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다. 강제노동에 동원되거나 집단적 강간과 학살 등 심각한 인권 침해를 당해 오고 있다. 많은 로힝가인은 탄압이 심해지자 박해를 피해 작은 배를 타고 방글라데시를 비롯한 인근 국가로 탈출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나라에서 난민 수용을 거부해 바다를 정처 없이 유랑하는 보트 피플이 되었다.

  보트 피플
* 보트 피플은 정치, 종교, 사상 따위의 이유로 배를 타고 자기 나라를 떠나 머물러 살 곳을 찾아 헤매는 사람. 주로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즉 인도차이나 3국에서 작은 배로 해상 탈출하는 난민을 이르는 말이다. (한국어 위키백과)                                                                                    


현재 미얀마에는 약 80만여 명의 이슬람교도인 로힝가인이 방글라데시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라카인주를 중심으로 퍼져 살고 있다. 이미 몇 세대에 걸쳐 미얀마에 정착하여 살고 있지만, 미얀마 정부는 이들을 방글라데시에서 넘어온 불법 이주자로 간주하고 국적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난민 수용을 거부한 방글라데시

2012년 6월에 이어 10월에도 미얀마의 라카인 주에서 불교도 인과 무슬림인 로힝가인이 충돌해 150여 명이 사망하고 9만 명이 넘는 사람이 집을 잃었다. 난민캠프는 이미 포화상태이며 많은 난민이 불법으로 방글라데시 국경을 넘고 있었다.


6월 충돌 직후, 로힝가인 800명이 배를 타고 방글라데시로 넘어왔다. 워싱턴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로힝가인들을 받아들이고 새 보금자리를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방글라데시 정부는 난민 수용을 거부하고 전부 다시 미얀마로 돌려보냈다.


유엔 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의 로힝가 난민은 공식 등록된 숫자는 3만 명밖에 안 되지만 실제로는 20만 명이 넘고 방글라데시 정부는 이들이 50만 명이 넘는다고 보고 있다. 로힝가 난민은 방글라데시 최남단에 위치한 테크나프(Teknaf)의 유엔 난민기구에서 설치한 꾸뚜빨롱과 나야빠라 2개의 난민캠프에서 살고 있다. 난민캠프에서 사는 이들은 스스로 생계를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난민기구의 지원에 의지하여 살아가고 있다.


▲ 난민캠프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난민캠프가 형성된 지역 근처에서 터전을 잡고 살아가고 있는 로힝가 아이들  ⓒ 신상미 DAPLS

난민캠프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방글라데시 정부로부터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는 난민들은 난민캠프가 형성된 지역 근처에서 구걸하거나 성매매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불법적인 어획활동에 나서거나 지역 내 터전을 잡고 살아가고 있는 타 소수민족과 분쟁을 일으키거나 가짜 여권을 만들어 제3 국으로 밀항하는 등 로힝가 난민은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방글라데시 역시 아시아 최빈국으로 국가 예산의 상당 부분이 외국 무상원조와 차관에 의존해 국가를 운영하고 있다. 때문에 방글라데시 정부 역시 점점 늘어나는 이 난민들이 아무런 대책 없이 계속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이 달갑지 않을 것이다.


1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한 2012년 미얀마 서부의 불교도와 로힝가의 유혈충돌 이후, 로힝가의 문제는 이미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두 나라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이슈화되고 있다. 민족과 종교 분쟁은 특정 국가만의 문제로만 국한할 수 없다. 두 민족 간의 분쟁을 보더라도 발생한 난민들이 국경을 넘어 태국과 방글라데시 등 국경을 넘어 인근 국가를 위협하기도 하고 국가 간의 충돌을 일으키기도 한다.


더 이상의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2012년 방글라데시 정부는 로힝가 난민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금지했다. 이에 유엔 난민기구는 방글라데시 정부에게는 방글라데시로 넘어온 난민들을 수용하라고 요구하면서 미얀마 정부에는 로힝가인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것이 이 분쟁의 해결책이 된다고 밝혔다.


종교와 언어나 문화는 방글라데시 사람들과 유사하다고 하나, 현재 방글라데시에 로힝가인들이 살기 시작한 것은 반 세기도 되지 않았다. 로힝가에 대한 탄압이 시작되기 전까지 그들은 오랜 세월 미얀마에 터전을 두고 살아왔다. 하지만 과거 군부와 미얀마의 영향력 있는 종교지도자들에 의해 로힝가인들은 배척되고 종교·민족 간의 갈등이 심화했다.


반복적인 분쟁은 끊임없이 발생하여 수많은 죄 없는 희생자와 난민이 발생했다. 이러한 종교·민족 간의 불화가 끊임없이 이어진다면 (미얀마에서는 두 민족 간의 분쟁을 종교분쟁으로 정의되는 것을 무척 꺼리고 있다고는 한다) 자국의 경제발전에 막대한 걸림돌이 될 것이다.


난민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금지한 방글라데시에 국제 인권단체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지리적인 요인 때문에 이미 방글라데시는 많은 경제적 부담을 안고 수많은 난민을 받아들였다. 난민 수용에 따른 많은 경제적 부담을 해당 국가에만 떠맡길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 방글라데시와 미얀마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 로힝가 문제를 풀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 이 포스팅은 오마이뉴스에도 중복 게재된 글(2014년 6월 20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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