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하이브리드 전쟁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 세계 시민들이 한마음으로 "전쟁은 안된다(No War)"고 외치고 있지만, 공격은 오늘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2년, 냉전의 부활이라니... 지난해 2월 발생한 미얀마의 쿠데타, 그리고 8월,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재집권.... 세상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왔는데 요즘은 매일 뉴스를 보기가 힘이 듭니다. 평화는 보이지가 않고 전쟁의 문제는 너무도 거대하기만 해서 이렇게 ‘평화’를 외치는 게 모든 소용일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최근 우크라이나 소식을 통해 ‘하이브리드 전쟁’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요, 우선,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fare)이란, 재래식 군사적 수단과 정치공작, 경제 압박, 가짜 뉴스, 대규모 해킹 등 비군사적 수단을 결합해 상대국에 공포와 혼란을 일으키는 현대전을 말합니다. 전쟁에 이기기 위해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전쟁에 투입하는 것이죠. 러시아는 이미 오래전부터 대규모 사이버 공격, 가짜 뉴스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총성 없는 하이브리드 전쟁’을 벌여왔습니다.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당시에도 본격적인 침공에 앞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바 있으며, 이번 침공 전에도 우크라이나 정부기관과 은행에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러시아는 이렇게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불안감과 불신의 씨앗을 심어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불신 상태를 만들며 오랜 시간 동안 은밀하게 우크라이나를 흔들어 왔습니다.
한편, 이에 맞서 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가 24일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상대로 ‘사이버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어나니머스는 사이버 공격은 러시아 시민이 아닌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진실을 알리는 활동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사이버를 통해 전쟁이 가능하다면, 평화의 연대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비관하는 것보다는 작은 힘이나마 ‘평화’를 위해 목소리 내는 것을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요? 내가 있는 자리에서 ‘평화’를 외치는 것이 힘이 된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순간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 질문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그들의 목소리에 함께 하겠습니다.
No War! Yes Pe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