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공무원 일자리 할당제 시위
지난 주말부터 방글라데시와 외부를 연결할 수 있는 모든 통신 서비스가 차단되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독립 유공자 자녀 공무원 일자리 할당제(공무원 할당제)’ 정책과 관련한 학생들의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18일부터 전화와 인터넷 등 통신 서비스를 차단하고 통행 금지령을 내렸다. 정부는 시위 진압을 위해 군대를 투입하면서 도로에는 장갑차가 들어섰고 발포 명령까지 내려졌다. 학생들의 시위를 강경 진압으로 대응하면서 현재까지 사망자의 수가 150명이 넘어섰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만, 인터넷과 방글라데시 주요 언론 매체의 운영이 멈춘 상태라 정확한 소식을 알 수가 없다.
이번 시위를 촉발한 ‘공무원 할당제’는 1971년 독립전쟁 유공자 자녀들에게 공직의 30%를 할당하는 정책이다. 2018년 대규모 반대 시위로 폐지되었던 이 정책에 대해 지난달 다카 고등법원이 정책 폐지 결정을 무효화하면서 다시 갈등이 불거졌다.
21일, 이와 관련하여 방글라데시 대법원이 할당률을 30%에서 5%를 낮춘 절충안을 내놓았지만, 시위대가 이를 수용할지는 불분명하다. 이번 사태는 공무원 할당제로 인해 촉발되었기는 하지만, 오랜 세월 방글라데시에 만연해 온 정부와 정치인들의 부정부패, 불평등한 부와 기회의 분배, 불공정한 시스템에 대한 분노가 곪아 터진 것으로 하시나 총리의 퇴진 요구로 확대되고 있다.
하시나 총리는 1996~2001년, 그리고 2009년 재집권 이후 야당의 선거 보이콧 속에서 치러진 2014년, 2018년, 2024년 총선에서 연임에 성공해 장기간 집권을 잡고 있다. 장기 집권 기간 하시나 측근들의 비리 이슈가 끊임없이 터져 나왔지만, 노골적인 정적 제거, 민주 인사와 언론인 탄압을 통해 반대의 목소리를 억눌러왔다.
학생들은 2013 전범재판 판결에 항의를 위해 거리로 나선 샤허박 시위, 2018년 안전한 도로를 위한 시위에 이어 다시 “정의를 원한다”고 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