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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PLS 이혜령 Sep 06. 2016

착각의 성취감

우리의 3시 | 쓸데없는 참견

세상의 배꼽이라고 불리는 호주의 울루루, 2005 ⓒ 이혜령

10년 전 일이다.




수천 킬로를 달려 울루루를 보러 갈 계획이라고 말하자, 한 오빠가 그만한 시간과 돈을 들여서 갈만한 곳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충고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곳을 간다면, 나름의 만족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한 시간과 돈 때문에 내가 만들어낸 착각의 만족감이라고 덧붙여 충고의 말을 전하는 친절함을 빼먹지 않았다. 그 오빠는 똑똑했고 멋진 말솜씨를 가졌고 나는 어리고 경험도 없었다. 이런 말을 듣고도 그 무식하게 크기만 한 돌덩어리를 보러 간다면, 난 바보라는 소리를 들을 게 분명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지금은 이름조차 생각나지 않는 사람의 말을 듣고 저곳에 가지 않았다면 두고두고 후회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간혹 예기치 않게 나의 행복이나 가치관이 남에게 평가되는 경우가 있다. 쓸데없는 참견은 언제나 불쾌하다. 나의 만족감이 착각이라고 말하는 그 사람에게 불쾌해야 함이 맞다. 나의 만족감, 성취감, 행복은 외부로부터 오는 게 아니니까.


자신 스스로에게 할 질문들을 타인들에게 넘기며 타인이 제시한 답만을 쫓고 따라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시간을 타인의 시선에 맞게 살아가기 위해 남에게서 찾은 질문의 답이 정답인지 오답인지 의문을 품지도 못 했다. 어쩌면 질문할 기회조차 잃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질문이 무엇이었는지 기억하질 못하면서 정답 찾는 것에만 정신을 빼앗기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었다.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


- 2016년 9월 6일 우리의 세시


우리의 3시는?

2013년 DAPLS를 시작하면서 <우리의3시>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일상 속에서 생각하고 느끼고 있는 것을 사진과 함께 짧은 글로 적기 시작했다. 단순히 프로젝트의 기록일지로서가 아니라, 프로젝트가 일궈져 가는 일상의 순간순간을 기록하고 많은 사람들과 그 시간을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 DAPLS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공유하기도 했지만 힘든 시간 힘을 내자고 나 스스로 다독이는 혼잣말을 남겨놓은 넋두리 공간이기도 했다.  

https://brunch.co.kr/@dapls/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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