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심 모카골드 마일드

9/365 days of drawing

by 나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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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취향껏 산 원두를 갈고 물을 서서히 부어 내린 커피로 방 전체에 향긋한 커피향이 번지고... 혹은 에스프레소 머신에 머그잔을 올리고 버튼을 삑 하고 눌렀더니 부드러운 카푸치노 한 잔이 금세 머그잔 가득 채워지는 모습. 아님 집 근처 단골 카페에서 늘 먹는 라떼 한 잔과 크로와상이나 베이글을 사들고 와서 아침식사를 하는 모습. 근사하다. 근데 내 형편은 맥심 모카골드 마일드다.

스틱 한 봉을 집어 들고 끝자락을 쭉 뜯어(심지어 EASY CUT!) 머그잔에 탈탈 털어 넣고 끓인 물을 붓고 살살 저어주면 뚝딱 완성되는 인스턴트커피. 사실 맛있어서 마시는 것이기 때문에 꼭 형편 탓을 할 건 아니다. 그저 돈도 없고 앞길도 막막한 내 처지가 처량해서 내 커피까지 구질구질해 보이는 거다. 나는 하필 또 싱크대 앞에 삐딱하게 서서 무심히 '젓가락 한 짝'으로 커피를 휘-휘- 젓고 있는 건지...

회사를 다닐 때 카페에서 라떼 한 잔을 사마시고도 하루 한 번은 믹스커피를 찾았던 것을 생각하면, 맥심 모카골드 마일드는 내 '취향'이다. 멋은 좀 없을지 몰라도 맛은 내 입맛에 꼭 맞다.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

너무 쉽고 간편하고 저렴해서 홀대받는 것 같은 맥심 모카골드 마일드가 갑자기 너무 안쓰러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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