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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성이 Apr 02. 2021

산 진달래

봄이

더딘 걸음으로

안간힘을 쓰며

이윽고 당도했을 때


안달 난 기다림으로

슬그머니

수줍은 빛으로 산 능선을

군데군데 물들인다


바짝 마른나무들 사이에서

누구보다 먼저

세상에 봄 방울을 던져주고


봄이 마구마구 피어나면

점잖게 뒤로 물러서는

여리고도 강한 산 진달래


흐리고 옅은 빛

질기고 오래된 외로움이

멀리 널리 흩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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