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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성이 Sep 26. 2021

가을 앓이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 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살갗에 닿는 서늘한 기운에

마음길에 바람이 든다


높고 푸른 하늘에 풀어놓은 구름은

눈길을 훔쳐가고


길가의 낯익은 꽃들은

손길을 유혹한다


어느새 다가온 가을

어딘가 두고 온

달빛을 찾느라

분주한 가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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