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 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살갗에 닿는 서늘한 기운에
마음길에 바람이 든다
높고 푸른 하늘에 풀어놓은 구름은
눈길을 훔쳐가고
길가의 낯익은 꽃들은
손길을 유혹한다
어느새 다가온 가을
어딘가 두고 온
달빛을 찾느라
분주한 가을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