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프로세스에서의 다른 접근방식과 상이한 우선순위
이번에는 실무에서 B2B PM 과 B2C PM 의 문제 접근 방식과 우선순위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 지 써볼까 합니다. 설명을 돕기 위해 PM 의 업무를 4D 로 설명하고 각 D 에서 그 차이점에 대해 비교해 보겠습니다.
B2C는 유저의 특정 행동을 설계하고, B2B는 유저의 업무 흐름을 설계한다.
서비스 성장을 위해 '어떤' 문제를 풀 지, 문제를 '발견' 해야 합니다.
B2C의 목표는 자사 서비스의 매출 증대입니다. 이를 위해 사용자를 특정 행동 -> 특정 행동으로 유도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전환율, 클릭률, 이탈률을 보고 개선점을 발견합니다. 그러므로 데이터 분석이 중요하고 유효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B2B 서비스의 목표는 사용자에게 정확한 혜택을 주어 업무의 생산성을 도와줘야 합니다. 그러므로 문제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특정 행동 유도 보다는 사용자의 업무 흐름을 파악하고, 그 업무를 왜 하는 지 맥락과 이유를 파악해야 개선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럼 업무 흐름을 어떻게 정리하고 문제를 발견할 수 있을까요.
제가 B2B 를 할 때 에는 사용한 방법을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1. 업계 전문가에게 개괄적인 설명을 부탁드리고 도메인 지식을 다운 & 업데이트 받기
2. POC 고객사를 찾아가 몇 일동안 업무를 파악하기. 인터뷰하기.
3. business process mapping 같은 표를 만들어 팀과 공유
4. 개선할 불편과 비효율성 발견.
5. 개선방안과 기대효과 정리
6. 관련 업계분과 유효성, 적용가능성 논의
주변에 5까지만 배포하거나, 5에서 plan A 만 가져가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그것보다 plan A,B,C 모두 들고 가셔서 업계 분과 좀 더 열린 태도로 이야기 나눠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2. Define -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우리가 어떻게 풀 수 있을까?
B2C는 데이터를 관찰하고 B2B는 사람을 관찰해야 한다.
문제를 발견했다면, 이제 정의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정의하기 위해서는 발견한 문제 혹은 전달된 VOC 에 숨은 진의를 파악해야 합니다.
B2C는 a/b test 와 같은 빠른 실험과 개선으로 문제를 좀 더 빠르고, 정확하게 다듬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쌓인 데이터와 실험 속에서 패턴을 발견하거나 유저 인터뷰, 유저가 남긴 리뷰를 통해 정성적인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B2B 는 업무 흐름을 개선/효율화 하는 서비스입니다. 데이터를 살펴 보기에는 1) 데이터 모수가 적을 수 있고 2) 모두가 똑같은 흐름,빈도로 사용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데이터가 사용자의 행동을 모두 대변해주지 않습니다. 3) 모든 데이터가 1/n의 가치를 지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데이터 분석은 진의를 파악하기에 가장 적합한 방법은 아닙니다. (B2B의 데이터 분석에 대해서는 다른 편에서 자세히 써볼게요.)
그러므로, 데이터 보다는 사람을 관찰하고 진짜 의도를 파악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유저 인터뷰를 추천하는데요. B2B 는 네트워킹이 정말 중요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지속적인 관계의 사용자와 인터뷰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일즈팀, 운영팀과 대화도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결국,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서, 사용자가 전달 주신 의견이 '있으면 좋겠어~' 하는 희망사항인지, '이거 없어서 다른 게 진행이 안된다' 는 꼭 필요한 개선인지 같은 내용을 파악하는 게 좋습니다. 불편한 것들도 때로는 사용자도 이게 왜 불편한 지 잘 모를 수 있습니다. 그런 걸 이끌어 내기 위해 제가 대화시 했던 말들을 복기해보면 이런 질문들로 유도했습니다.
<예시 질문>
* 이 일을 이렇게 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발생하나요?
* 이 행동이 없다면 대안으로 다른 서비스를 쓸 수 있나요?
* 이 행동을 비슷한 업무하시는 분들 모두가 똑같이 행동하나요?
* 이 행동이 이 프로세스에만 쓰나요?
B2C 유저는 개인 입장에서 감정적이고 충동적 가치가 중요하고
B2B 유저는 업무 상황에서 확실하고 이성적인 혜택이 중요하다.
문제 발견 - 문제 정의까지 했다면, 이제 해결책을 고민해보고 그 중 가장 적절한 것을 선택하고 진행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는 개발자, 디자이너 등 팀원들 입장에서 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다를 수 있습니다. 유의미한 토론이 되기 위해서는 PM 이 일의 목적을 알고 방향성을 잡아 주어야 하는데요. 이 때, 팀원들이 납득할 수 있게 목적과 유형, 우선순위를 잘 설명해야 '가장 적절한' 솔루션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B2C 제품 개발팀에서는 무엇을 우선시 할까요. 목표는 자사 제품의 매출 증대이고, 시장에는 이 제품 외에도 대체할 서비스가 많습니다. 그리고 자사 브랜드의 브랜딩이 중요한 경우도 많습니다.
1) 디자인의 경우 : 기능성 보다는 심미성, 필수 보다는 특수한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2) 사용자 경험 : 서비스가 빨라야 하고 복잡하지 않아야 합니다. UX는 아주 쉬워야 합니다.
B2B 제품 개발팀에서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우선 목표는 사용자의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사용자는 우리 서비스로 일하면서 '확실한 우위'를 느껴야 하고 기분 보다는 '업무'에 실질적 도움이 되어야 합니다.
1) 디자인의 경우 : 다소 투박해도 유저는 배워서 라도 씁니다. 심미성 보다는 기능 위주로 기능을 잘 찾을 수 있으면 됩니다.
2) 사용자 경험 : 복잡해도 되지만 정확한 내용을 알아야 합니다. 어떤 것을 연결하는 중인지, 오래 걸리면 언제 끝나고 끝난 뒤 어떻게 알려줄 지 자세히 알려줘야 합니다.
또 서비스가 복잡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품을 개발할 때 백엔드 분과 얘기해서 데이터 구조를 미리 논의하면 좋습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서 팀의 디자이너, 개발자 분들과 대화할 때 더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팀을 이끌어야 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간단하고 보기 좋은 UX 를 논의하느라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데요, B2B 는 그보다 투박해도 좋고, 제 눈엔 복잡해도 그게 업무에 더 도움되고 유저에게 친숙할 수 있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UX 라이팅도 어려운 용어라고 생각되어도 그들에겐 더 익숙하고 편한 용어일 수 있으니 그대로 쓰는 게 좋을 때도 있습니다.
즉 팀 커뮤니케이션 할 때 B2B 서비스의 '목표' 와 '유저' 를 위한 더 나은 결정으로 시간을 아끼길 바랍니다.
문제를 선택하고 팀과 해결했다면, 사용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어떻게 전달하는 게 옳고, 전달한 임팩트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전달과 측정 두가지로 나눠서 설명하려 한다.
업데이트는 어떻게 다를까.
B2C는 서비스의 업데이트 빈도가 잦고, 유저는 반응 속도가 빠르다.
B2B는 서비스의 업데이트 날짜가 정해져 있고, 유저의 반응 속도가 느리다.
B2C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고, 경쟁이 치열하다. 그렇기 때문에 업데이트할 기능이 생겼다면, 자사가 원하는 때에 업데이트를 하면 된다. 속도가 곧 경쟁력이기 때문에 업데이트 빈도도 잦다.
B2C는 광범위한 유저들에게 전달되고, 충동에 의한 전환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전환까지의 과정이 짧다. 이를 서포트하기 위한 쿠폰, 이벤트 등의 액션이 실제로 유용한 경우가 많다.
B2B는 유저가 '회사 직원' 이다. 업무에 쓰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업데이트 날짜를 미리 알려야 하고, 너무 잦은 업데이트는 지양해야 한다. 회사들 상황을 고려해서 업데이트 날짜를 설정해야 하고, 점검 시간도 동일하다. 속도보다는 퀄리티가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능이 추가되고 변경되는 지 확실하게 알려야 한다.
또한 업데이트한 기능을 '모든' 유저가 사용하는 게 아니므로, 업데이트한 기능에 대한 반응을 즉각적으로 알기 힘들다. 영업(즉 전환) 까지의 과정도 길기 때문에 세일즈 반응도 기능에 대한 반응도 느릴 수 있다.
B2B 서비스는 업데이트 후 아무 반응이 없으면 1) 아직 그 기능을 모르거나 2) 문제 없이 잘 적응했다는 뜻 일 수 있습니다 (..)
B2B에서 설명 메뉴얼이 길고 자세한 이유는 '기술 우위' '정확한 혜택' '길고 복잡한 사용법' 을 설명하기 위함이므로 꼭 필요합니다. 작성 담당자는 회사마다 다르지만, 이게 유저 사용성/만족도에 유효하게 작용합니다.
측정은 어떻게 다를까.
B2C는 통용되는 측정방법을 적용하고 발전시켜야 하고
B2B는 자신만의 측정방법을 개발하고 정착시켜야 한다.
앞서 말했듯, B2C는 유저를 특정 행동에서 원하는 행동으로 이끌어서 %를 높이거나 낮추는 게 업데이트의 목적이다. 이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분석이 적합한 방법이다. 또한 유저의 수가 많아 데이터 양이 많고, 반응이 빠르므로 데이터 분석을 하는 데 유리한 환경이다. 그러므로 통용되는 측정 방법을 살펴보고, 가장 적합한 방식을 선택하고 적용하는 게 맞다. 전문가(데이터 분석가)가 있다면 그와 논의하면서 트래킹하면 임팩트를 측정하기 쉽다. 클릭률, CTR 등등 비슷하게 활용하는 주요 지표들이 있다.
혹시 자사는 측정이 잘 안되고 있다면 '몰라서' 가 아니라 '안해서' 일 가능성이 높다. 데이터 분석 환경이 세팅되어 있지 않거나 중요도를 낮게 생각하는 분위기도 있기 때문이다.
B2B는 업무의 흐름을 알고, 생산성을 높이는 게 목적이다. 하나의 행동이 반드시 하나의 결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며 흐름과 맥락은 각 서비스마다 다르기 때문에 통용되는 '어떤 방법' 을 채택하면 안 맞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본인 서비스에서 어떤 가치가 중요한 지 충분히 고민해보고, 그 환경에 맞는 공식을 만들어야 한다.
B2B 는 회사에서 업무에 도움되는 무언가를 구매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해관계자가 많고, 전환까지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생각해봅시다. 회사에서 업무에 어떤 툴을 거금을 들여서 적용하려면 내부 결재 문서도 많고 충분히 비교해서 적용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과정은 길어도 전환율은 낮아도 대신 한번 전환되면 금액이 크고, 해지/이탈률도 낮습니다.
그러므로 단순 클릭률 보다는 내 서비스에서 유저를 만족시킬 주요 기능, 문제가 되는 기능을 내부적으로 정의해서 지표로 만들 공식을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B2B 데이터 분석 프레임워크는 이런 것들을 참고 → Medium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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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가지 서비스의 차이점을 큰 틀에서 비교해보았습니다. 다른 점을 인지하면 담당하는 서비스를 더 이해하기 쉬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