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도 사랑하세요

by 삐딱한 나선생
사랑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인생을 두려워하고, 인생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이미 거의 죽은 사람이나 다름없다.


버트런드 러셀의 <결혼과 도덕>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안 그래도 힘든 당신을 더 열 받게 하는지 모르겠네요.

사랑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려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사랑을 버리지는 말길 바래요.



사랑하세요


없는 사랑을 찾아 떠나라하는 건 아니에요.

찾아 나설 힘이 없다면 쉬는 것도 좋아요.


하지만 곁에 있는 사랑을 보내려고 노력하지는 말아요.

보내려는 에너지가 더 크지 않겠어요?


또, 다가오려는 사랑을 거부하지는 말아요.

시작하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는 말란 말이에요.

취업 준비를 하면서 퇴직 걱정을 하는 건 아니잖아요.


가장 힘들 때일수록 사랑하세요.

시련이 클수록 이를 이겨낸 사랑도 큰 법이에요.

그 힘든 사랑이 당신의 사랑을 확인할 아주 큰 기회니까요.



확인하세요


힘들고 어려운 시기라는 건 헤어질 이유가 많다는 거예요.

시간이 없는 것도, 돈이 없는 것도, 눈에서 멀어진 것도.


예전 글에서 눈에서 멀어지면 끝이라고 말했어요.

다시 함께 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말이에요.

하지만 노력과 함께 견디는 인내심도 필요해요.

헤어지지 않는 건, 그 헤어질 이유들을 얼마만큼 견딜 수 있는가에 따르겠죠.


저는 군대를 가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2년 동안 이 여자가 날 떠난다면 차라리 잘 된 것이다.

이 기회가 없었으면 이 사람이 그 긴 시간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할 수 없었을테니.'


여자의 인내를 쉽게 생각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내 부족함에 사랑을 겁먹지는 않으려 합니다.

내가 일부러 당신을 힘들게 하려는 건 아니잖아요.


돈이 별로 없다면 솔직하게 말해요.

그러면 자기가 낼 수 있는 만큼 더 내거나 값싼 것으로 만족하겠죠.

난 그래도 멋진 음식점도 가고 싶고, 근사한 데이트도 하고 싶다면 견디지 못할거에요.


완벽한 당신이 되어야 사랑할 수 있다는 건 부족함에 버림받을 두려움이에요.

직업도, 아파트도 다 갖추고 나면 떠날 확률은 줄어들겠죠.

하지만 당신의 부족함을 어디까지 견딜 수 있는지는 몰라요.

당신이 힘들고 어려울 때 상대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거에요.



조립하세요


우리는 완전히 조립된 장난감을 갖고 싶어 해요.

부족함 없는 완벽한 상태를 말이죠.

하지만 완성된 상태의 모습은 그만큼의 부족함을 드러내요.

그 장난감은 조금만 고장이 나도 버려버리죠.


하지만 내가 그 장난감을 부품부터 조립을 해 왔어요.

그 장난감이 부서져도 다시 고칠 수 있어요.

내가 처음부터 만들었던 거니까요.


조금 망가졌다고 실망하지 않아요.

난 그 낱낱의 부품부터, 초창기의 볼품없는 모양도 알고 있으니까요.

사랑은 조립된 장난감을 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거예요.


당신은 취업의 결과를 꿈꾸고 있겠죠.

합격 통지, 설레는 첫 출근, 멋진 정장, 첫 월급..

하지만 당신은 지금 힘들게 공부하고 있잖아요.


사랑하는 사람과의 연애, 결혼, 아기..

아름다운 사랑의 결과를 꿈꾸는 만큼 함께 견뎌야 하는 현실도 있는 거에요.

밝은 곳에서의 사랑만이 아니라 어두운 곳에서도 사랑이 있어요.

그 사랑은 오직 힘든 순간에만 확인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힘들어도 사랑하세요.

그 시간을 함께 견딘 사랑이 진짜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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