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과 비관 사이, 아찔한 균형 잡기
지난 2년간 겪은 일
- 결혼 1년 2개월 후 암수술
- 암수술 4개월 후 복부 림프절, 간, 폐 전이
- 항암 종료 8개월 후 잔존 암 수술
암은 완치라는 표현이 없다. 관해와 완전 관해가 있을 뿐이다. 관해란 암세포가 작아졌다는 얘기고, 완전관해란 CT상에서 암세포가 보이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
그렇다면, 완전관해가 완치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오늘 완전관해 판정을 받았더라도, 몇 달 후 또다시 암세포가 발견될 수 있다.
재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완치라는 표현을 쓸 수 없는 것이다.
보통 질병이 완치되면 더 이상 병원에 가지 않는다. 그러나 암은 완전관해 판정을 받아도 주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완전관해는 남과 북으로 갈려진, 휴전상태의 대한민국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아직 한국전쟁은 종전(終戰)이 아니다. 휴전(休戰)이다.
완전관해의 양면성이다. 이제 살았다는 안도감과 혹시 다시...라는 불안감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안도감에 취한 나머지 몸을 돌보는 것을 소홀히 해서도 안되고, 불안감으로 부터 정신을 지켜야 한다.
오늘 아침에 샤워를 하다 문득 반성의 시간이 찾아왔다.
병실에 누워있을 때는 하루하루를 버텨보자는 소원뿐이었다. 그러다 건강이 회복되고 나니 남과 나를 비교하며 부족한 부분에 자책하는 나를 깨달았다.
죽음의 골짜기에서 살아 돌아온 이상 예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야 하겠지만 남과 나를 비교하며 자책하지는 말자.
자책할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 그게 내가 나를 살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