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 대해 말해줘.
몽테뉴의 에세 Les Essais를 읽었다.
그는 인간에 대해 아주 모순적인 생각을 글로 적어내면서도, 부끄럽거나 회피하려하지 않았다.
그의 글은 당연해보이면서도, 하나도 당연하지 않았다. 그 만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려고 한 사람이 없기 때문일까.
책의 첫 장을 펴며, 나는 펜을 찾아 더듬거렸다.
줄을 긋지 않고는 못 배기겠어서.
어느 한 문장에는 십분동안 골똘히 나를 생각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의 생각 조각들은, 나라는 인간을 얼마나 다층적으로 구성하고 있는지 투명하게 보여주는 거울같이 느껴졌다.
흔들리는 자여, 당신의 내면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 적이 있는가?
인간은 언제나 상황에, 환경에, 생각에 흔들리고 지배당한다. 그러나 그것이 부끄러운가?
나는 부끄러웠다. 여태까지의 나는 그랬다.
다른 사람들과 섞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때면, 으레 내 의견을 피력하기 보다는 내 의견을 조정하고 수정하며 나를 그들에게 맞추려 굴었다.
그러나 그의 글을 읽고 나서는 모순적인 나의 모습도 나의 일부이고, 이런 나를 나만이 제대로 바라보며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랑. 그것은 무엇인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남에게 주기도, 받고자 갈구하기도 하는 것. 형태가 없는 무형이지만, 유형의 무언가들을 생산해내는 원초적인 아주 원형의 것.
그런 것을, 나는 내게 준 적이 있는가?
있다면 나는 과연 얼마나 내게 사랑을 쥐여주며, 떠먹여주고, 안아주고, 달래주었나?
사람들은 위로받고, 공감받고, 사랑받고자 한다.
태어난 삶의 이유를 마치 그 행위에서 찾는 것 처럼.
그러나 되묻고 싶다. 나는 나를 얼마나 위로하고, 공감하며, 사랑하고 있는가?
나는 여기에 내가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몽테뉴처럼 모순되지만 직관적으로 적어보고자 한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 끄적이는 글이 아니다.
스포트라이트가 빛나는 전시회장에 이 글을 내보이고 싶은 것이 아니다. 진짜 나 자신의 원형을 적어보려고 한다.
내 글은 모순이 가득할 수도, 모두의 의견에 위배될 수도, 이기적일수도, 어쩌면 악에 받쳐보일수도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결국 온전히 나임을.
인정하며 글을 써보겠다.
나 자신과의 새끼손가락을 걸며, 한 조각의 자유를 내게 주겠노라 약속해보겠다.
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에게도,
나의 모순을 같이 걸어주어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