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bucks, Finally!
2012년 9월, 깡촌 해노버 다운타운에 드디어 스타벅스가 생겼다. 뉴욕 출신이자 다이하드 스타벅스 팬으로서 나는 스타벅스의 해노버 입성을 진심으로 기뻐했다. 스타벅스의 초록색 인어 로고는 “Big Green”이라는 별명을 가진 다트머스와 너무 잘 어울리지 않는가! 진작에 생겼다면 좋았겠지만, 이제라도 생겼으니 정말 다행이었다.
물론 원두의 생산지와 로스팅 정도까지 모두 선택할 수 있는 Dirt Cowboy의 커피도 좋고, 베이커베리 도서관 안에 위치한 KAF의 커피도 훌륭하지만, 나에겐 그 어떤 훌륭한 원두와 고급스러운 커피도 그냥 “스타벅스 더블샷 온 아이스”에 비할 수는 없었다.
뉴요커임을 자부하는 스타벅스 광팬 데니스에 의하면 아침 일곱시에 오픈하는 스타벅스 해노버점의 첫 손님이 되기 위해 새벽 다섯 시부터 줄을 선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스타벅스를 꽤 좋아하는 나로써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지만 말이다.
스타벅스는 캠퍼스 남쪽 끝에 있는 미대 건물에서는 다른 어떤 커피 전문점보다 가까웠고, 이후 미대 건물에서 밤샘 작업 후 아침 수업에 들어갈 때마다 나에게 구원과 같은 카페인을 선사해주었다. 턱 끝까지 내려온 다크서클과 함께 누가 봐도 피곤에 쩔은 얼굴로 작업복을 입고 가면 아침에 일하는 스타벅스 직원들이
“앨리안, 또 밤 샜어? 오늘도 스타벅스 더블샷 온 아이스” 맞지?”라고 물어봐 줄 정도로 자주 가곤 했던 해노버의 스타벅스. 지역 상권을 죽이고, 지역의 개성을 획일화시킨다는 비판을 많이 받기도 했지만, 나에게만큼은 정말이지 척박한 시골 땅의 한 줄기 뉴욕이었다.
Written by Ell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