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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출판 다른 Jul 18. 2019

어떤 소설을 쓰든 꼭 기억해야 할 구조

소설가를 위한 소설쓰기 2

※ 이 글에서는 영화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 에 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설가를 위한 소설쓰기 2: 장면과 구성》에서는 중간 부분을 도입부와 심화부, 이렇게 둘로 나눠서 구조를 세분화한다. 시작, 중간 도입부, 중간 심화부, 결말, 이 네 가지 주요 부분은 전체 소설에서 각각 4분의 1의 분량을 차지하고, 완전히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제 역할을 한다.


1. 시작

피터 파커는 아이언맨을 대신할 차기 슈퍼 히어로에 대한 중압감과 부담감을 느끼며 평범한 삶을 지속하고 싶어한다.

소설의 시작 부분에서는 인물, 습관, 배경, 사고방식, 행동 등 기본적인 설정을 소개한다. 소설을 시작하는 지점에서 주인공이 사는 세계를 보여준다. 이때 갈등, 긴장, 불안, 호기심을 유발하는 사건을 일으켜 독자를 소설 속으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인다. 처음 4분의 1 지점까지 나오는 장면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분열이나 전환, 파멸을 초래하면서 정점에 오른다. 그 결과, 주인공은 첫 번째 강력한 전환점, 즉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이 나오는 지점에서 모든 것을 뒤로한 채 중간 부분으로 들어선다. 시작 부분의 사건은 이야기의 속도감을 붙이고 긴장감을 결정한다. 시작 부분에 등장하는 주제와 관련한 세부 사항은 작품의 의미를 암시한다. 시작 부분이 전체 분량의 4분의 1을 넘어가게 되면 독자는 이내 지루해진다. 독자는 뭔가 큰일이 벌어지기를 기대하고, 소설 속으로 정신없이 빠져들고 싶어 한다. 첫 번째 강력한 전환점은 독자에게 그것을 약속하는 셈이다


2. 중간 도입부

피터 파커는 번민하고 고민하는 와중에 신뢰하게 된 새로운 히어로 미스테리오에게 아이언맨이 자신에게 남긴 이디스를 넘기게 된다. 이것을 계기로 미스테리오는 강한 힘을 얻게 된다.

첫 번째 강력한 전환점(돌이킬 수 없는 순간)이 등장하고 나서 바로 주인공은 자신에게 익숙한 삶을 뒤로한 채 미지의 세계로 들어간다. 낯설고 만만치 않은 상황이 벌어진다. 주인공은 회의감을 느끼거나 불확실한 현실을 마주하고, 자신의 장점을 찾아내고 단점은 극복하려고 애쓴다. 더불어 자신의 생각, 감정, 행동 그리고 줄곧 알아온 삶을 점점 되돌아보게 된다. 중간 도입부는 주인공과 대립하는 부류가 장악한다. 다른 인물, 자연, 사회, 기계, 주인공 내면의 악마 기질 등이 대립 세력이 될 수 있다. 이 대립 세력의 행동은 주인공이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하게 방해하고 주인공의 최후 성공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주인공을 향한 끊임없는 공격은 중간 부분에서 낯선 세계로 들어간 주인공의 감정을 자극한다. 주인공은 계속해서 고난을 겪으며 주저한다. 그리고 자신이 내린 결정을 의심한다. 주인공은 목표를 이루고자 마음을 재차 다잡는다. 그래서 중간 도입부는 두 번째 강력한 전환점인 ‘재다짐하는 순간’에서 끝난다.


3. 중간 심화부

미스테리오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그는 홀로그램으로 피터 파커의 내면적 상실감과 고통을 자극하며 혼란을 가중시킨다. 

중간 심화부는 중간 부분의 후반부에 해당하는데, 주인공은 세 번째 강력한 전환점인 ‘어두워지는 순간’에 점차 가까워지면서 행동과 감정도 비밀스럽고 암울해진다. 이제껏 전개한 소설에서 가장 강렬한 장면이 여기서 나타난다. 중간 심화부에서 흐름을 유지하는 한 가지 방법은 엄청난 긴장감을 조성하는 것이다. 과연 주인공은 목표를 이루는 데 성공할 것인가, 실패할 것인가? 독자는 그 목표에 삶이나 죽음처럼 어떤 중요한 문제가 걸려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게 되면 책장을 더 빠르게 넘긴다. 주인공이 자기 목표에 가까워질수록 대립 세력은 더 격렬하게 방해 작업에 나서는데, 이는 갈등과 흥분을 일으킨다. 이처럼 주인공과 대립 세력이 서로 치고받는 과정에서 소설은 더욱 역동적으로 변한다.

 

4. 결말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과 기대를 회피하지 않고 완수하면서 피터 파커는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게 된다.  

소설의 마지막 4분의 1 부분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새롭게 깨달은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려고 애쓴다. 처음에는 후회로 시작하지만, 네 번째 강력한 전환점인 ‘승리하는 순간’까지 소설이 빠르게 전개된다. 여기서 주인공은 자기 행동이나 말이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해 새롭게 이해한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점차 인식하면서 아주 고통스러워한다. 전체 소설에서 최고의 승리는 결말 부분의 이 네 번째 전환점에 배치된다. 이제 주인공은 새로운 자기 인식,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이해, 새로운 책임감을 두루 갖추게 된다.


레스 에저턴 Les Edgerton
미국의 소설가. 소설은 물론 시나리오, 에세이, 기사 등 다양한 글쓰기를 시도하고 즐긴다. 단편소설 「그것과는 다르다 IT’S DIFFERENT」, 「내가 생각하는 좋은 것들 MY IDEA OF A NICE THING」 등의 소설을 발표하고 지금까지 19권의 책을 썼으며, 푸시카트상, 오 헨리상, 에드거 앨런 포상 등 유수의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미국 털리도대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소설에 완성도를 넘어 

개성을 더하는 고급 기술 안내서

《소설가를 위한 소설쓰기 2: 장면과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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