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서운함을 밝히는 작은 등대

사춘기 초입에서의 생일 케이크

by 다루오



다엘이의 만 10세 생일이었다.

나는 며칠 전부터 그림을 그렸다.

점심에는 떡국과 갈비찜을 먹고,

저녁에는 가족이 모여 케이크 컷팅식을 하기로.

토퍼도 준비하고, 초도 고르고,

작지만 정성스러운 파티를 마음속에 완성했다.





사춘기의 문턱


그런데 그날 오후, 다엘이는 태권도에 간다며 집을 나섰다.

하지만 곧장 베프 집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간단한 생일 파티를 하고

저녁까지 함께 먹고 온다는 연락이 왔다.


순간, 가슴 한쪽이 서늘해졌다.

아, 이제 사춘기가 시작되는구나.

엄마와 동생들과 초를 부는 것보다

또래와 함께하는 시간이 더 중요한 나이.

기성세대인 엄마는 이제

도전하고 반항해야 하는 ‘기존 질서’ 일지도 모른다.





서운함 대신 연습


서운했다.

하지만 서운함을 오래 붙들면

아이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자녀는 내 소유가 아니다.

잠시 머물다 가는 손님 같은 존재.

이 손님이 이제

또래라는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디딘 것뿐이다.





케이크를 자르며


저녁 8시가 다 되어 귀가한 다엘이와

두 동생, 그리고 나.

우리는 조촐하게 다시 케이크를 잘랐다.

초는 조금 덜 반짝였지만,

그 순간만큼은 여전히 소중했다.





떠나보내기와 붙잡기 사이


다엘이가 앞으로 더 자라면서

나를 도전하고, 반항하고,

때로는 무너뜨려야 할 대상처럼 여길 수도 있다.


그럴 때 나는,

존중과 경계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한다.

무분별하게 꺾지 않되,

무조건 용납하지도 않으면서.


엄마로서, 나의 얄팍한 지식과 경험으로

그 아이의 미래를 제단하지 않기를.

그저 그 아이 인생에

든든한 방파제이자 조용한 등대가 되기를.





생일 소원


그날 밤,

나는 조용히 다엘이의 birthday wish를 떠올렸다.

아마도 또래 친구들, 새로운 모험,

그리고 자기만의 세계가

점점 더 커지길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그리고 나의 소원은 하나였다.

그 아이가 멀리 가더라도,

돌아올 항구가 여기에 있음을 잊지 않기를.




“자라는 아이는 바람을 타고 가고,

남는 엄마는 그 바람을 기억한다.”


“아이의 바람은 멀리 불어 가지만,

엄마의 사랑은 그 바람을 따라 끝까지 간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프롤로그 : 바다를 건너듯 하루를 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