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커다란 노란 통을 힘껏 들어 쏟아부었다.
거실 바닥에는 순식간에 온갖 종류의 레고 블록이 가득 쌓였다.
아이는 무엇을 만들지 고민하지도 않고 무조건 끼워 넣었다.
그렇게 자기 마음대로 만들어진 레고는 또 자기만의 이름을 붙였다.
아무리 봐도 절대로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아이의 작품은 언제나 내게는 세상에서 최고의 작품이었다.
그렇게 성장한 아이는 지금 자기 인생의 조각들을 맞추어 가고 있다.
하지만 레고처럼 원하는 대로 끼워지지 않는다.
게다가 내 마음대로 빼기도 쉽지 않다.
그렇게 힘겹게 하나하나 완성을 해가고 있다.
가끔은 울면서, 가끔은 좌절하면서, 가끔은 행복하면서.
어쩌면 레고 조립도 쉬운 일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단지 바뀐 것이 있다면 어린 시절처럼 자유롭게 자기의 생각을 펼칠 수 없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틀에 맞춘 것이 아니라 내 마음대로 해도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성장하면서 많은 것을 세상의 틀에 나를 맞추어 간다.
학교에서 사회에서 원하는 모습을 만들어 가고 있다.
비록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닐지라도 꾸역꾸역 만들어 간다.
또 우리네 삶은 레고처럼 빠르게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어떤 형태가 보이지 않는 채로 무조건 만들어 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분명히 만들고 있지만 완성되지 않는 모습에 불안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생에는 레고처럼 답이 없다.
각자가 만들어 놓아서 자신의 방법으로 해석하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릴 때만큼 용기가 없다.
잘못 끼워지면 뺄 수 있는 용기, 자신만의 작품을 완성해 내갈 용기.
레고를 완성할 때처럼 새로운 작품에 대한 설렘과 용기가 우리 인생 레고 조각을 만들어 가는 데 가장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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