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폰이 연결되었습니다.’
문구가 시동을 걸고 나면 화면에 뜬다.
자동차와 핸드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해 놓았기 때문이다.
블루투스가 연결되면 여러 가지 점에서 편리하다.
우선 전화가 오거나 걸 때 버튼만 누르고 말을 하면 된다.
한 손으로 운전하고 전화를 받을 때보다는 안전해졌다.
또 가끔 들어야 하는 온라인 강의나 미팅이 있을 때도 편하게 참여할 수 있다.
음악도 내가 좋아하는 음악만 세팅해서 들을 수 있다.
이렇게 편리한 블루투스 기능이 가끔은 불편하기도 하다.
나 혼자 차를 탔을 때는 외부로 소리가 나와도 괜찮다.
그러나 누군가를 옆에 태웠을 때는 전화를 받기 곤란한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가끔 딸이 투덜거리는 전화를 하면, 동승자에게 우리 아이의 투덜거림을 들려주는 것 같이 싫다.
그래서 ‘이따 전화할게.’라고 말하고 끊기도 한다.
나의 상황을 알지 못하는 딸은 엄마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끊었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또한 블루투스 연결로 인해 핸드폰을 손으로 들고 전화할 때보다 더 자주 전화하기도 한다.
운전하면서 전화하면 운전에 집중력이 살짝 떨어진다. 안전하지 않다.
그것을 알면서도 편하다고, 괜찮다고 그냥 할 때가 많다.
세월이 흐르면서 우리가 살아가기에 편한 물건이나 시스템이 많이 생긴다.
없어도 살 수 있지만 편하다는 이유로 우리는 당연시하고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뒤떨어진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편안한 속에 숨겨진 불편함이나 위험을 우리는 망각한다.
아니 어쩌면 알면서도 그냥 무시하는 것인 줄도 모른다.
굳이 운전하면서 전화를 하지 않아도 살 수 있었던 우리,
그러나 이제는 하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살아간다.
편리함에 길들여진 우리는 과연 언제까지 이 작은 위험들을 외면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다양한 사고나 사건들이 주는 메시지를 왜 우리는 무시하면서 살아갈까?
가끔은 의도적으로 불편함을 선택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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