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놓는 용기, 기다리는 사랑

by 한미숙 hanaya


부모가 된다는 것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임신했을 때는 건강한 아이로 태어나길 간절히 기도하면서 기다린다.

가능한 몸에 좋은 음식만 먹고, 좋은 것만 보고, 들으려 노력을 하면서 보낸다.

요즘은 옛날처럼 태교를 많이 하지 않지만, 임신해 본 엄마들의 마음은 다 똑같을 것이다.

특별히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더라도 생활 속에서 가능한 조심스러운 행동을 하려고 신경을 쓴다.

건강한 아이가 태어나면 기다림은 끝날 것 같았다.

하지만 기다림의 강도는 점점 높아진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학교생활을 무사히 잘 마치고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별다른 사고 없이 친구들과 잘 지내고 귀가하기를 바란다.

요즘같이 왕따니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는 시대를 살고 있는 부모들의 마음은 모두 한결같을 것이다.

아이가 사춘기가 되었을 때의 기다림은 비움과 함께 한다.

초등학교 시절까지는 아이가 천재인 줄 알았지만,

점점 더 부모의 마음과 아이의 마음이 같지 않다는 것을 많이 알게 되는 시기이다.

초등학생 때에는 부모의 꾸지람도 통했지만, 이때는 자신을 찾아가는 시기라 아이와 서로 부딪히게 된다.

나도 우리 아이 중학생 시절부터 부딪히기 시작한 것 같다.

초등시절에는 어찌 보면 일방적인 나의 훈계였다.

하지만 중학생 시절부터는 거의 부모의 말은 잔소리로 들릴 뿐이었다.


아이가 중학생 시절에 가장 많이 부딪힌 것은 핸드폰 사용 시간의 문제였다.

핸드폰 삼매경에 빠져 공부도 멀리하기 시작하니 나의 잔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그로 인해 아이와의 관계는 나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가끔 아이에게 친구들 이야기를 듣거나 다른 곳에서 보게 되는 중학생을 보면 그저 우리 아이에게 감사한 일뿐이었다.

나의 욕심을 비워내고 바라보면 아이에게 감사할 일투성이라는 것을 그때부터 알기 시작했다.

마음의 비움과 함께 아이가 스스로 해내기를 바라는 기다림의 시간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입시로 힘들어하는 아이를 보면서는 비움과 기다림 그리고 안타까움이 계속 되돌이표처럼 반복된다.

조금만 더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참고 기다려야 하는 마음, 원하는 결과를 받지 못했을 때의 안타까움은 끝이 없다.


성인이 되면 기다림과 비움, 걱정은 끝이 날 줄 알았다.

예전에 어떤 선배 언니가 아이의 발이 엄마 손보다 커지면 그때부터 걱정은 더 커진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점점 더 이해가 된다.


함께 있지 못하는 아이가 안전하게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은 날로 커지기만 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 어떤 때보다 더 많이 기다려야 한다.

이제 부모가 할 일은 정말 아무것도 없다.

어떤 선택을 하든 조용히 믿고 기다리면서 응원하는 일밖에 없다.

기다림의 크기가 커질수록 아이는 더 성장할 거라고 믿는다.

기다림, 쉽지 않은 어려운 일이지만 기다릴 줄 아는 부모는 더욱 성숙한 아이로 자랄 수 있게 도와준다.

과연 나는 어떤 부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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