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말은 픽션이다.

by 한미숙 hanaya


픽션이란 허구를 말한다.

소설이나 희곡에서, 실제로는 없는 사건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창조해 내거나 꾸며낸 이야기다.

어떤 경우에는 사실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덧붙여 만들기도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말은 과연 픽션인가, 논픽션인가?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우리의 말 대부분은 픽션에 가깝다.

사실을 전달한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우리의 인식 필터를 거쳐 ‘재창조된’ 이야기를 전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바로 앞에서 벌어진 일을 같이 보고 있어도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해석한다.

그리고 타인에게 자기가 본 게 진실이라고 말을 한다.

사실을 눈앞에 제시해도 인정하지 않는다. 들으려고도 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얼마 전 글쓰기 수업을 한 적이 있다.

처음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적어보라고 했다.

그다음에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적으라고 했다.

이번에는 그림에 대한 한 가지 정보를 주었다.

각자 글을 썼다. 결과는 놀라웠다. 모두 다른 글이었다.

그런데 우리 중 한 사람만이 준 정보를 듣고 인식하면서 글을 썼다.

나 역시 사실을 들었지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내 생각대로만 글을 썼다.


내가 보고 생각한 것만이 정답이라는 인지편향은 우리를 오류에 빠지게 만든다.

내가 본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들 역시 본 것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타인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세워 놓은 기준에 따라 상대를 보면서 혼자만의 픽션을 쓰고 판단을 한다.

잠시 본 사람을 마치 다 안다는 착각으로 판단하며 사람을 상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글을 쓰면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글을 쓰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만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서도 진정한 사실을 바탕으로 글을 써야 한다.

내가 본 것과 해석한 것을 구분하는 연습,

‘이것이 사실인가, 내 생각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하는 태도

그리고 내 판단이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늘 열어두는 자세가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필요하다.





#픽션 #인지편향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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