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용기

by 한미숙 hanaya


신은 존재하는 것들 가운데 어떤 것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게 하고,
어떤 것은 통제할 수 없게 했다.
하지만 가장 고귀하고도 훌륭한 부분을 통제할 수 있게 해 주었는데
그것은 바로 생각을 이용할 수 있는 일이다.

소박한 삶, 가이우스무소니우스 루푸스 지음


우연한 기회로 듣게 된 강의, 마무리 부분에 솔개에 관한 영상을 보여 주었다.

솔개는 강인한 생명력과 변화의 상징으로 이야기되는 동물이다.

솔개는 최대 70~80년을 살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중간에 고통이 따르는 변화를 선택해야 한다고 한다.

태어나서 40년이 지나면 솔개는 생존의 위기를 맞게 된다.

부리는 점점 길어져 자신의 몸을 찌르게 되고 발톱은 점점 노화되어 사냥에 적합하지 않아진다.

깃털은 무겁고 두꺼워져 하늘로 날아오르기가 힘들어진다.

이런 솔개는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하나는 그 상태로 서서히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고통스러운 변신의 과정을 선택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이다.

변신을 결단한 솔개는 높은 바위산 정상으로 올라가 둥지를 틀고 홀로 변화를 준비한다.

먼저, 자신의 부리를 바위에 부딪혀 부러뜨린다.

새로운 부리가 돋아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새로운 부리가 돋아나면 그 부리로 무뎌진 발톱을 하나씩 뽑아낸다. 발톱이 새로 나면, 이번에는 무거워진 깃털을 하나씩 뽑아낸다.

이렇게 약 6개월 동안 지속되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마친 후,

솔개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해 다시 하늘을 날아오를 준비를 마친다.

새 부리와 발톱, 그리고 가벼운 깃털로 무장한 솔개는 이전의 모습을 벗어나 또 다른 30년의 삶을 살아간다고 한다.


영상을 보면서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했지만, 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인간만이 생각을 할 수 있는 동물이라 생각했고, 신이 내린 축복이라고 알았다.

그러나 생각을 하지 못한다는 솔개도 자신의 새로운 삶을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이겨낸다.

하지만 나는 어떻게 살아왔나?

날이 더우면 에어컨으로 달려갔고, 날이 추우면 이불 아래로 들어갔다.

춥고 덥다는 이유로 게으름의 씨앗에 물을 듬뿍 주었다.

조금만 귀찮으면 회피할 방법을 찾았다.

솔개가 내게 가르쳐 준 것은 변화의 고통이 아니라 선택의 용기다.

신이 내게 준 ‘생각을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은 바로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이 아닐까?

40년을 살아온 솔개가 바위산 정상으로 올라가듯, 나도 지금 이 자리에서 나만의 선택을 할 수 있다.

그것이 비록 작은 불편함을 견디는 것에서 시작할지라도.




#선택의용기 #솔개 #철학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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