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되고 시간이 여유로워졌다. 그 여유로운 시간이 나에게는 불안으로 다가왔다.
다른 사람들은 바쁘게 무엇인가를 하고 있는데 나만 뒤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정신없이 바빴던 7월을 무사히 마치면서 막연히 했던 걱정이 현실이 되고 있는듯했다.
강사의 일이란 늘 그렇다. 몰릴 때는 숨 쉴 틈이 없이 밀려온다.
그런데 일이 없는 시간이 되면 문득 불안해진다.
다시는 일이 들어오지 않을 것 같다는 불안이 온몸을 감싼다.
7월에 강사 양성 과정을 들으면 일을 주겠다는 제의를 처음에는 흔쾌히 받아들였다가 나중에 거절했다.
강사 양성을 하려는 이유도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갑자기 계획이 틀어지면서 일이 파격적으로 줄었다.
문제는 이미 그 대표와 함께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몇 안 되는 강의를 나눠 갖는다는 느낌, 아니 누군가의 몫을 뺏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였다.
그러나 지금은 ‘했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지금쯤 몇 개의 강의는 확보되었을 텐데...
물론, 이미 몇 개 약속된 강의는 있지만, 꽉 차지 않은 달력을 보고 있으면 마음도 덩달아 허전해진다.
마치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들판에 서 있는 기분이다.
아마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할 일이 줄어든다는 사실이 나를 더 두렵게 만드는지도 모른다.
마음 한편으로는 ‘지금 현재에 만족하자.’고 스스로를 다독이지만,
뚜렷하게 내세울 만한 성과가 없다는 생각이 나를 더욱 위축시킨다.
어디선가 본 ‘두 다리로 걸을 수 있을 때까지만 인생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소중한 그 시간이 지금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그 사실이 나를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하지만 불안하다고 해서 이 시간이 멈춰 기다려주는 것은 아니다.
이제 막 시작한 학기, 아직 어떤 일이 생길지 아무것도 모른다.
불안 속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더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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