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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슬 Oct 11. 2024

대나무 숲이 필요하다.

동화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하며 대나무숲'라고 대나무 숲에서 말했듯이 어딘가에는 말을 하고 싶은 일들이 있다. 나는 그 답답함을 꾹꾹 누르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글이라는 것이 내 대나무 숲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꾹꾹 눌러놓은 스트레스라는 친구는 며칠 전부터 좀 버겁다. 


그 숨겨놓은 스트레스를 예의가 갖춰지지 않은 손님이 푸푼 풍선처럼 있는 스트레스를 바늘로 콕 찔러서 터졌는지 모르겠다. 사실 그 손님은 나를 '테스트'를 하였기에 터져버렸다. 내가 어떤 식으로 타로를 배웠는지는 몰라도 되는 일이지만, 집중하여 카드를 뽑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쾌하다. 그 사람한테 그래도 고마움 한 가지는 있다.


스트레스를 꽤 받았다는 것을 자각하게 해 준 것.


글을 쓰다 보니 집중을 다른 시간보다 더 하게 되었고, 낮보다는 밤에 글이 더 잘 써진다는 것을 알았다. 사람들이 보통 나에게 '앉아서 키보드만 두드리는 일'이라 힘들지 않겠다.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래도 잘 써질 때는 손가락이 키보드에서 춤을 추지만, 아닐 때에는 '생각이 나야 할 텐데'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서 다른 서적을 괜스레 읽거나 다른 일을 한다.


그 다른 일을 할 때 예전에 했던 피아노나 미술에 아직까지 미련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그  남아있는 미련을 파해치려고 한다. 그 미련이라는 아름다운 유혹을 잘 넘어가야 한다. 왜냐하면 다시 그쪽으로 눈을 휙-하고 돌리는 순간 나는 '경주마'가 되기 때문이다.


글을 쓸 때도 완벽해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 이 고질적인  완벽주의적 성향은 어쩔 수 없다.

예술을 하던 소녀는 어른이 돼서도 그 끈을 아직 놓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심리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정말 미련인 것, 탈출구인 그 무언가가 필요한 것.

요즘은 둘 다 인 것 같다. 그래서 비교적 조용한 미술을 다시 시작해 볼까. 도 고민 중이다. 원래는 미술을 굉장히 사랑하던 과거가 있다.


다른 것은 평균으로 그려도 사람을 잘 그리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그 자세가 안되는데 보고 따라 그리지 않는 이상 이 자세를 어떻게 그리지'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되었고, 초등학교 고학년이었을 때, 바위에 올라가 아래를 바라보는 남자를 지금 생각을 해보면 캐릭터화시켜서 그리는 작업이었다.


보란 듯이 미술학원 선생님이라는 분이 내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도화지를 내 앞에서 시원하게 찢어버렸다. 찢어버린 이유는 전시회에 들어가는 그림인데 마음에 안 든다는 말 같지도 않은 이유였다. 어차피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아동전시회였고, 잘 그리면 좋지만, 공부를 하겠다는 이유로 나는 4B연필을 놓은 지 꽤 되었다.


그 뒤로 미련만 남긴 채 성인이 되어서 그림은 아주 가끔 그렸으나, 다시 시작할 때 그 두려움은 조심스럽게 따라온다. 그러나 다시 도전을 해볼까 생각 중이다.


이럴 때 내가 하는 행위 말고, 내 대나무숲 같은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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