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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슬 Jun 17. 2024

어느 날, 나는 늑대에게 물렸다.

힘들게 꺼내는 이야기.

어느 날, 갑자기 나는 늑대에게 물렸다. 그것도 갑작스럽게도.

'늑대'를 만날 것이라곤 상상을 못 했다. 늑대에게 물린 상처를 아직도 부정을 하고 있는 심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기에 나는 그 상처를 <그것>이라고 어느 새부터 표현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다른 과에서 시작한 '추적검사'를 해보니,  2024년 3월에 자가면역질환인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판정을 받았다. 다행스럽게 증상은 없지만, 결과론 쪽으론 좋은 편은 아니었으므로 초기판정을 받았다.

판정과 함께 나는 기습적으로 늑대에게 팍-하고 물린 것을 알게 되었고, 그것은 '그럴 리가 없어.'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루푸스'는 라틴어로 '늑대'라는 의미로, 피부의 염증이 늑대에게 물린 것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몸관리를 열심히 하면 낫겠지''라는 생각은 나의 희망사항이었다.'완치'의 개념이 없는 질환이다. 꼭 이야기를 하며 설명을 할 때 '원인은 없고, 결과만 있는 병.''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듣는 사람들은 무미건조하고, 본인의 일이 아니라는 듯 이야기한다고 말들을 한다. 나도 그것은 100% 인정한다.



그것은 나를 검색하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암', '감기'도 완치의 개념이 없었던 유래가 있었듯 검색을 열심히 해본 결과, 유명연예인들도 질환을 갖고 활동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들의 노하우보단 그때 당시에는 <완치>를 한 사람을 검색을 했으나, 없었다. 그 물린 상처가 몸만 물린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도 꽉- 물린 것이 분명하다.

하루하루 눈물을 뚝뚝 흘러가며 검색도 하고, 울며 발악하듯이 독기를 품고,  논문이라는 논문으로 다운로드를 하여 하나씩 외국논문까지 뒤적뒤적거려 봤지만 원인은 '원인 없음' 결과는 '완치 없음'이었다.


나의 슬픔의 5단계도 배웠던 순서대로 흘러가는 것이 조금은 신기하기도 하였다. 사회복지를 배운 것이 이렇게 도움이 될지 몰랐다.


거부 (Denial) 슬픔을 경험한 사람들은 이 첫 번째 단계.

분노 (Anger) 


우울증 또는 우울(Depression) 


흥정 또는 협상 (Bargaining or negotiating)


수용 (Acceptance)


거부(부정)를 하고 있는 하고 있는 나는 맨 마지막이 되기를 원한다. 보통 사람들이 <수용>의 단계를 하면 정말 건강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한다. 날것으로 말한다면 '어차피 안될 것 아니까 이쯤으로 하자'라고 생각한다. 마치 경매하듯이.


수용의 과정으로 가고 싶지만, 아직 두렵다. 관리법을 보니,  <이것>은 균형 잡힌 식사(자극적 음식금지), 규칙적 수면, 스트레스 많이 받지 않기. 약 철저하게 복용하기.

참 웃긴 병인 것 같다. 약 잘 복용하는 것은 나에게는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식사, 수면, 스트레스는 2024년의 현대인들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




가끔 '행복회로'로 돌아갈 때 '나는 그냥 무탈하게 살 수 없는 것인가.' 하며 <그것> 또한 글의 소재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목차를 정말 고민을 많이 하였다. 아직은 말 그대로 부정기이기에 더 글을 쓰는 행위를 하는 것 같다.





부정을 하고 있는 <그것>을 이야기하는 것조차 힘든 일이지만, 용기 내어 이 목차를 넣어 글을 쓰고 마침표를 찍는다.






@write_da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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