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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슬 Jul 08. 2024

대학로 근처 빙수가게.

대학로 근처 시리즈.

대학진학중일 때 대학로 근처에 빙수가게가 있었다. 그때 당시 제일 유행했던  빙수는 <딸기빙수>였다. 

그전에 나와 친구는 '딸기빙수 먹고 싶다.' 하며 노래를 불렀다. 내가 기숙사에 살게 되고, 일요일이었던 만큼  친구집 또한 내가 진학하고 있는 학교 옆동네라고 표현해야 하려나. 그만큼 가까웠다. 그래서 친구와 빠르게 만나서 만나서 점심밥을 먹고, 학교와 가까이 있는 '빙수가게'가 있어 친구와 룰루랄라 하며 빙수가게로 가였다. 그래서 서로 휠체어를 타고 빙수가게 앞까지 만가고, 보조기구를 이용하며, 친구의 부축을 받으면서 빙수가게에 들어갔다.  인사를 하고, 자리를 잡았다.

본가에 살 때는 <빙수 디저트카페>를 주로 가본 적이 없었기에 과거에 체인점인 곳에서 '인절미빙수'를 먹었었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던 법이었다. 그 뒤로 '빙수 전문점에서는 웬만하면 빙수를 먹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던 나의 신념은 딸기가 한 3일 전부터 먹고 싶었던 나는 그 신념을 모른척했다. 조그마한 신념보다 딸기가 더 중요했기에.


딸기시즌 딸기빙수.


빙수는 원래 진동벨이 울리면 진동벨과 함께 빙수를 주문한 손님이 가지러 가는 게 '규칙'이랄까. 마치 '물은 셀프입니다.'같은 느낌.


직접 <사장님>이 우리 테이블까지 가져와주셔서 감사함을 느꼈다.


"냉동딸기가 아닌 생딸기를 그것도 빙수로 만들어지다니 이걸 내가 이제 접한다고?"

라고 말투는 '우와'하는 말투로 이야기했다.


"아이고.. 자주 데리고 와야겠네 처음 먹어봐?"

라고 마치 노인여성을 보는듯한 눈빛으로 잠시 나를 잠시 쳐다본 후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응 처음 먹어보는 건데? 00동에 있는 가게 갔다가 너무 정신 사납고, 인절미빙수라고 해도 빙수가 텁텁해서 물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니까."

라고 나는 굉장히 단호하게 말하며, 사진을 다 찍은 지 확인하고선 숟가락을 들었다.


"다 먹고 사진은 보내줄게."

라고 연유를 뿌리며 친구는 말을 했다.


"당연하죠! 아가씨."

라고 새침하게 이야기를 하자 친구가 풉-하고 웃었다. 내 유머가 통한 것 같아 뿌듯했다.


연유를 뿌리고 먹어보니, 내가 먹은 딸기빙수 중에 1등인 딸기빙수였다. 먹다가 '딸기 가장 위에 있는 딸기를 네가 먹어라 네가 먹어라.' 서로 양보하다가 가위바위보를 해서 진 내가 친구 몫까지 야무지게 맛있게 먹고 있는 도중에 사장님은 나를 보며 엄마미소를 짓고 있었고, 머쓱하지만 미소를 지어 보냈다.


거의 몇 테이블 없었던 시간이라 사장님은 카운터에서 나와서 우리에게 간단히 이야기를 넌지시 건네셨다.


"어느 학교인지 물어봐도 돼요?"

라고 말씀하셨다.


"저는 00 대학교이고, 이 친구는 다른 학교예요."

라고 이야기를 하였다.


"대학생들이었어요?"

라는 질문에 우리는 갸우뚱했었다.


"어려 보여서 고등학생인 줄 알았어요."

라는 말씀에 우리는 '그런가요?' 하며 웃었다.


"휠체어 타고 들어와도 되는데 걸어오면 불편하잖아요""

라고 되게 조심스럽게 내게 말씀을 하셨다.


"에이 몇 걸음 안 되는데요. 괜찮아요"

라고 괜찮다며 이야기를 했다.


나는 사장님의 배려하는 마음자체가 감사하였다.


뭔가 이곳이 우리의 <아지트>가 될 것 같은 느낌이 확-들었다.




그때 마카롱이 유행하는 음식이 되어서 '빙수도 마카롱으로 들어가는구나'라고 생각하며 금요일 공강날에 친구와 딱 맞춰서 가려고 준비를 했는데 선선한 날씨에 친구와 자리를 잡고 먹을 메뉴는 <마카롱빙수>이지만, '예의상' 메뉴를 보다가 친구랑 나는 '풉-'하고 웃어버렸다. 그 이유는 <마카롱빙수파티>처럼 거의 모든 테이블이  마카롱빙수였다. 역시 유행의 위대함이란.


첫 마카롱빙수.


 첫 마카롱빙수를 보고 먹기 전에 빙수를 찍기 시작하였다. 서로 Instagram을 하지 않는 타입이라 정말 '일단 찍고 보자 식'으로 <추억거리>로 사진을 찍었다. 사진은 다 찍었으니, 둘이서 연유를 뿌르고선, 숟가락을 들고선 일단 마카롱부터 먹었다. 먹으면서 '마카롱이 이런 맛이었었나?'라고 생각하면서 이 빙수의 마카롱은 전에 먹었던 기존 마카롱보다는 쫀득하고 달달하였다. 친구가 달달한 음식을 선호하지 않는 아이였는데  맛있게 먹었다.


" 꽤 달달한데 괜찮아?"

라고 이야기하며 빙수에 있는 얼음을 숟가락으로 살살 긁어내며 이야기를 했다.


"내가 달달한 것을 안 좋아하잖아. 초콜릿도 안 먹는 사람인 걸. 그런데 이건 많이 안 달아서 내 스타일인데?"

라고 이야기를 하자 초콜릿도 잘 안 먹는 아이가 잘 먹으니 보는 나도 기분이 좋았다.


맛있게 먹고 있는 와중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다행히 비가 올 것 같으면 수건을 휠체어 뒤에 넣고 다니는 습관이 생겼고, 가게 천막 아래에 주차를 해놓았기에 수건으로 닦으러 가려고 친구가 일어나자 친구보다 먼저 일어난 사람은 나도 아닌 <사장님>이었다. 휴지를 잔뜩 챙겨서 내 휠체어로 가셔 선, 휠체어의자를 닦아주기 시작하셨다. 나는 친구와 함께 나가서 내 휠체어 뒤에 도톰한 수건을 꺼내어 닦으며 사장님을 쳐다보았다.


"다 젖어서 가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요?"

라며 걱정스러운 말투로 닦는 것을 도와주시면서 말씀하셨다.


"에이 몇 방울밖에 안 되는걸요 손님 많은데 들어가셔야 되는 거 아니에요?"

라며 나는 말하며 친구와 시트를 닦았다.


"딸한테 맡겨놓아서 괜찮아요."

라고 웃으며 말씀하셨다.


"생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하며 꾸벅 인사를 했었다.


다행히 비도 금방 그쳤다.


새로운 메뉴를 먹으며 빙수도 달달했고, 사장님의 마음은 더 달달했다.


뜨거운 여름은 유독 빙수가게는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랴'식으로 보이면 가는 곳이 되어버렸다. 주로 먹었던 메뉴는 <녹차빙수>였다. 유독 녹차가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메뉴인데 친구와 나는 너무 좋아했다. 그래서 빙수가게로 가서 의료기기를 꺼내자 사장님이 밖으로 나오셨다.


"밖에 너무 더운데 휠체어 타고 들어오세요."

라고 말씀을 하셨다.


"괜찮아요. 생각보다 부피가 커서 안에 계신 분들도 불편하실 거예요."

라고 이야기를 하였다.


"에이.. 여기 대학교 다니던 남학생도 휠체어 타고 와요 괜찮으니까 들어와요."

라는 말씀과 함께 매장 의자를 하나씩 집어넣기 시작하셨다. 그때부터 불편한 내 마음.


어쩔 수 없이 휠체어를 타고 들어가자 손님들도 불편해하는 게 보이고, 매장이 그리 넓지 않기에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이때는 손님들도 다양하게 많았다.


"그냥 평상시처럼 들어갈게요. 신경 써줘서 감사합니다."

라고 이야기하였다.


"우리 매장이 그렇게 좁을지 오늘 알았네요. 그 남학생은 그냥 손님들이 피해 주길래 항상 들어와서..."

하며 말 끝을 흐리셨다.


나는 친구가 가져다준 의료기기를 쓰고선,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하였다.


"학생이 생각이 깊네요. 아까 기분 나빴다면 정말 미안해요."

라고 정말 미안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셨다. 어른의 표본이 있다면 이런 것.

 

최애인 녹차빙수.




저 생각해서 말씀하신 거잖아요. 그 마음 감사해요."

라고 답변을 하며 내 앞에 녹차빙수가 놓였다.


"맛있게 드세요."

라고 하시곤, 주방으로 들어가셨다.


"감사합니다."

라고 나는 대답하였다.


'사장님 되게 배려심 깊으시다'하며 나는 사진을 찍고 매우 만족하는 표정으로 친구와 수다를 떨며, 최애인 녹차빙수를 먹었던 추억이 있다.




최근에 대학로 근처에서 엄마와 데이트를 할 겸 식사를 하고 빙수가게를 가려고 했었는데 빙수가게는 사라지고 샌드위치가게가 생겼다. 뭔가 섭섭한 감정이 확-하고 들었다.


내 추억으로 남기는 빙수가게가 되어버렸다.





@write_da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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