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회사 김다미 씨

다정한 나의 집 (2)

by 다샤

서울 서초동에 사는 김다미 씨가 집에 은둔한 지 5년이 되던 해. 그녀의 오빠는 수소문 끝에 여동생의 면접 자리를 만들었다.


집에서 지하철을 한 번 환승하면 도착하는 거리였다. 패션 잡지를 만드는 회사라고 했다.


회사의 총괄 에디터 한유미는 늘 뾰족한 안경을 쓰고 빳빳한 정장을 입는 까칠한 여자였다.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곧 자신의 날카로운 질문을 둥실둥실 튕겨내는 김다미의 능력치를 알아보았다. 패션 센스다, 그녀는 생각했다. 김다미 씨는 패션 센스가 좋았다.


그렇게 직장인이 된 김다미 씨는 매일같이 환승을 하고 회사에 도착해 점심으로는 샐러드를 먹는 생활을 시작했다. 눈코 틀새 없이 바쁜 기획과 머리가 터질 것 같은 편집을 거쳤다. 그녀는 두 달 만에 10kg를 감량했다.


김다미 씨의 동료 이한수 군은 회사에서도 눈에 띄는 멋쟁이였다. 그는 우연히 김다미의 기획을 보게 되었다.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패션 센스다, 그는 생각했다. 김다미 씨와 동갑이었지만 반년 선배인 그도 종종 한유미에게 기획안을 퇴짜 맞기 일쑤였다. 패션은 좋았지만, 편집은 어려웠다.


그런 그에게 흐리멍덩한 표정으로 기획을 인정받는 김다미 씨는 질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성격이 유들유들한 옆자리 유시연과 이한수는 김다미와 자주 셋이 술자리를 가졌다. 회사에 몇 없는 또래였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가끔 투덜대고, 많이 웃었다.


서울 서초동에 사는 김다미 씨가 회사에 다닌 지 1년이 되던 해. 그녀의 오빠는 오랫동안 김다미 씨가 애용하던 암막커튼을 처분했다. 이제는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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