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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서점 Mar 29. 2024

Epilogue Film Script 작업기

DAY6 <Negentropy>




소중한 사랑이 지금도 


소중한 순간은 사라지지 않고 쌓인다.

낱장의 감정이 모이고

기지개를 폈다가 웅크리는 파도 위로

지난날, 우리의 온기를 확인한다. 


나는 가만히 마음의 질서를 기록한다

믿음은 빛을 모아 전하는 일,

지쳐 쓰러져 잠들고만 싶은 날에도

선명한 목소리를 머릿속에 그려두는 일. 


발걸음은 끝끝내 은하수가 되고

손가락을 들어 그 별을 잇는 밤이 오면

당신만이 읽어낼 수 있는 나만의 석양이

긴 하루의 끝에 퍼지고, 흩어졌다가 쌓인다. 


언젠가 전해질 마음을 적어 둔다.

드러내지 않아도, 약속하지 않아도,

서두르지 않아도, 지워지지 않는,

소중한 사랑이 지금도 사라지지 않고 


함께한다.   




<The Book of Us : Negentropy - Chaos swallowed up in love> Epilogue Film Script는 <The Book of Us> Prologue Film Script 보다 작업하기 어려웠다. 특히 Negentropy라는 개념을 이해하는 것부터가 난관이었다. 2021년 2월은 공부하고 또 공부하는 달이었다. 그리고 무작정 떠오르는 키워드와 문장을 적어 보기 시작했다.   



믿음의 질서, 씨앗, 새싹, 의지, 목표, 동기부여, 생명, 바다, 기지개... 


당신이 없으면 완성되지 않는 시에 관하여 


빈 마음으로 의자에 앉아 하루를 보낸다.

오늘이 지나면 애썼던

하루는 새로운 얼굴로 찾아올 테지만,

눈을 감고 떠오르는 얼굴을 


Entropy의 반대, '무질서 -> 질서' 


어떠한 존재에 의한 불균형한 상태를 알 수 있다면 질서를 향상시킬 수 있다. 


의지, 목표, 동기부여는 정신적 정돈상태가 드러나는 것. 


감정 = 의식의 내적상태 


슬픔, 공포 / 행복, 힘

근심, 권태 / 조심성, 같은

부정적 감정 / 긍정적 감정

정식적 무질서 / 음의 엔트로피

Psychic entropy / negentropy 


의식의 두 번째 요소 


의지와 목표 -> 동기부여 -> 정신적 정돈상태 -> 집중, 우선순위 -> 의식의 질서 창조 / 생명 유효한 에너지의 증가 / 태도 

or 회복 


사소한 착한 일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일에서 비롯되며, 천하의 큰 일은 반드시 사소한 일에서 비롯된다 / 《한비자》 〈유로(喩老)〉편 


사소함, 태도 -> 회복 -> 완성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깨닫게 되겠지

사랑이란 너로 인해 

완성되는 것이라는 걸 


멀고도 가까운 그대

사랑하지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는 오늘이

왜 이렇게 길게만 느껴지는지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기 위해서

우선 나를 사랑하기로 한다

단단한 나만이

단단한 사랑을 이룰 수 있으므로 


the book of us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담론

끌림, 만남 Gravity / 발단

열, 에너지 (변화,성장) Entropy / 전개

기울어진 사랑, 시련, 절망 The Demon / 위기

믿음, 기다림, 희망 (Gluon) / 절정

태도, 질서, 회복, 완성 Negtropy / 결말 


붙잡으려 할수록 잡히지 않는 


빈 화분에 흙을 채우고 


사랑이 우리를 완성시킬 수 있다

씨앗, 새싹, 의지, 목표, 동기부여, 생명, 바다, 기지개.

하늘에 구름을 채워두었다.

당신이 없으면 완성되지 않는 시에 관하여. 


빈마음으로 의자에 앉아 하루를 보낸다.

오늘이 지나면 애썼던 하루는

새로운 얼굴로 찾아올 테지만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얼굴들 


믿음의 질서. 


얼린다 -> 녹는다 -> 결실 


나무는 시대를 기다리고
씨앗은 시대를 거스른다 


눈이 내리고 춥다

모두 온몸을 떨고 있다

서로 모여 온기를 나누면

우리는 생존할 수 있다 


펭귄 -> 허들링

얼어 붙은 발자국의 끝에 000 모인다

얼어 붙은 손 끝에 믿음의 질서가 모인다

얼어 붙은 발자국 끝에

이 길의 끝에 


웃고 우는 동안 오늘은 사라질 테지만 

믿음의 질서가 뭉치면

환경이 괴로울 때에도

춥고 외로워도

믿음의 질서가 모이면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서로 조금 더 너그러워지면 


손해 보는 것 같다가도

그런 기분이 들더라도 


우리의 사랑이 곧

우주의 질서를 완성한다 


믿음의 질서 / 허들링 -> 회복 / 서로 온기를 나눔 -> 태도 / 이기적이지 않은 배려하는 태도 -> 완성 / 사랑의 완성   




며칠 동안 끙끙 앓으며 생각을 정리하다가 드디어 긴 글을 써내려갔다.    




비 내린 곳마다 흔적이 머물렀다 


나는 함부로 밟을 수 없는 땅 위에

눈 감으면 떠오르는 기억처럼 서서 


빈 화분에 흙을 채우고

언젠가 돋아날 씨앗을 심는다 


당신이 없으면 완성되지 않는 세상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따뜻해지고,

때로는 절망하고, 기다리면서,

믿음의 질서를 기록하는 중이다 


새싹이 돋고

단단히 뿌리내리는 일조차 

사소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조심스레 다룬 나의 하루가

꽃을 피우고 향기를 퍼트릴 것을 알아서 


바다는 오늘을 향해 기지개를 켜고

하늘은 마음의 빛깔을 표현한다 


당신이 없으면 완성할 수 없는 시를 쓸 때는

마침표를 찍지 않는다 


당신의 마지막 발걸음이

마침표가 되어야 하는 까닭에   




마주한 적 없는 나의 


머뭇거리는 시간을 적는다

언젠가부터 나는

가녀린 희망조차 그릴 수 없다 


연필을 깎아 시를 쓰는 일은

마음을 깎아 사랑을 드러내는 일

눈 덮인 사막이 꽃을 피우는 일

그 꽃밭으로 당신을 데려가는 일 


모래바람이 일어 눈을 뜰 수 없을 때에도

외로움에 못 이겨 눈물을 흘릴 때에도

당신의 손을 놓치지 않는 일

다시는 당신을 놓지 않는 일 


오늘은 만년필을 손에 쥐고 당신을 쓴다

본 적 없는 세상의 완성을 쓰고자

마주한 적 없는 나의 세계를 기록하고자

기필코 너를 채워두고자   




당시에는 왜 '믿음의 질서'에 꽂혀 있었는지 모르겠다. 아마 펭귄의 허들링에 감탄했던 시기여서 일지도 모르겠다. 그 후로 펭귄 인형을 하나씩 사모으고 있는데 당시에는 사람만한 펭귄 인형을 찾아보기도 했다. 내 나름대로 정리한 The book of us 시리즈는 사람과의 관계에 관한 담론으로 Gravity는 끌림과 만남, Entropy는 변화와 성장, The Demon은 시련과 절망, Gluon은 믿음과 기다림, 희망. Negentropy는 태도와 질서, 회복와 완성으로 보았다. 이를 5막 구조로 보고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로 재정리했다. 


Negentropy는 Entropy의 반대로 의지, 목표, 동기부여가 정신적 정돈상태로 드러나는 것. Entropy는 슬픔, 공포, 근심, 권태, 부정적 감정 등의 정신적 무질서. Negentropy는 행복, 힘, 조심성 같은 긍정적 감정. 음의 엔트로피. Gravity 때 썼던 글은 공연장에서 응원하는 팬들의 모습을 생각하며 쓴 글. 바람 = 팬들의 마음, 바램, 응원하며 흔드는 팔. 새들의 날갯짓 = 팬들이 응원하는 모습.  


이번 글은 데이식스 5명이 모두 모인 모습, 팬들과 함께 하는 모습과 펭귄이 모여 허들링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썼다. 서로 온기를 나누고 배려하는 태도가 곧 믿음의 질서이자 사랑의 완성이라는 생각으로.   




소중한 사랑이 지금도 


소중한 순간은 사라지지 않고 쌓인다.

낱장의 감정이 모이고

기지개를 폈다가 웅크리는 파도 위로

지난날, 우리의 온기를 확인한다. 


나는 가만히 마음의 질서를 기록한다

믿음은 빛을 모아 전하는 일,

지쳐 쓰러져 잠들고만 싶은 날에도

선명한 목소리를 머릿속에 그려두는 일. 


발걸음은 끝끝내 은하수가 되고

손가락을 들어 그 별을 잇는 밤이 오면

당신만이 읽어낼 수 있는 나만의 석양이

긴 하루의 끝에 퍼지고, 흩어졌다가 쌓인다. 


언젠가 전해질 마음을 적어 둔다.

드러내지 않아도, 약속하지 않아도,

서두르지 않아도, 지워지지 않는,

소중한 사랑이 지금도 사라지지 않고 


함께한다.




DAY6(데이식스) <The Book of Us : Negentropy - Chaos swallowed up in love> Epilogue Film

https://youtu.be/pGf4BH5rpYY  



DAY6(데이식스) <The Book of Us : Negentropy> Trailer Film

https://youtu.be/rlw11eT3ShY    


2020년 DAY6 콘서트를 본 뒤 응원봉의 신세계를 보았다. 중앙 시스템에서 제어하는, 팬들이 흔드는 응원봉의 모습이 기지개를 폈다가 웅크리는 파도처럼 보이기도 했다. 빛을 모아 전하는 팬들의 마음이 놀랍기도 했고. 


지친 하루, 쓰러져 잠들고만 싶은 날에도 콘서트장에서 들었던 선명한 목소리가 팬들의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을까. 팬들의 발걸음이 끝끝내 모여 반짝이며 은하수 같은 모습이 될 때의 모습을 떠올리며 글을 써내려 갔다. 


그리고 무대 위에 선 DAY6 맴버들이 관객석에 앉은 팬들의 모습을 보면 은하수 같지 않을까. 또 마음을 전하고 싶지 않을까, 싶었다. 특히 마지막 '함께한다'는 팬들에게 여운이 오래가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다시서점,

김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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