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송과선

by life barista

맥주 거품이 보글거린다.

배기각은 로봇 손으로 잔을 곧잘 움켜쥐었지만,

싸구려라 그런지 인공피부가 군데군데 울었다.

그의 입꼬리가 재미있게 올라간다.


“인생 뭐 있어? 팔, 다리 다 로봇인데, 뇌에 컴퓨터 하나 박으면 딱 아냐?”

배기각은 로봇 다리로 생긴 빚을 해결하기 위해 로봇 팔까지 이식했다.

예상과 달리 일은 많아지지 않았고,

예상대로 빚은 두 배로 늘었다.


명인성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빚만 더 늘어나는 건 아니고?”


배기각이 코웃음 치며 쏘아붙인다.


“돈이야 이제 벌면 되지. 나라고 맨날 죽으란 법 있냐?”


예상 밖으로 자신만만한 배기각의 목소리에 명인성은 어리둥절하다.

사납금 때문에 오후마다 잔뜩 풀이 죽어 있던 그였기 때문이다.


“뉴스도 안 보고 사냐?

나노 송과선을 이식한 사람은 더 많은 투표권을 갖게 돼.

나도 그 수술할 거야.

배달이나 더 하려고 병신처럼 로봇 팔다리를 달았지 뭐야.

나노 송과선은 달라.

사람들 표를 가질 수 있다고.

권력이 생기는 거지.

권력이 생기면 돈은 따라온다, 인성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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