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성은 나노 송과선에 대해 하철상에 물었다.
“왜 하필 이름이 나노 송과선입니까?”
하철상은 살짝 웃으며 답했다.
“혹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라는 말 들어본 적 있어요?”
“네, 들어만 봤어요.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고요.”
“이 말의 의미는 인간이란 생각 그 자체란 뜻입니다.”
명인성은 의아한 표정으로 반문한다.
“이상하네요. 인간이 생각 그 자체라면, 인간의 몸은 인간이 아닌가요?”
“좋은 질문입니다. 데카르트는 인간의 몸을 정교한 기계 정도로 보았어요.
그는 동물을 생각 없는 자동기계라고 했는데,
인간의 몸 역시 동물과 비슷한 기계처럼 작동한다고 생각했죠.
그는 인간과 짐승의 본질적 차이를 인간의 생각할 수 있는 정신에서 찾았어요.”
명인성은 다시 아리송하단 표정을 짓는다.
“선생님, 만약 인간은 정신이고 몸은 짐승과 같은 기계라면,
둘은 어떻게 연결되는 걸까요?
우울하면 얼굴빛도 어두워지고, 슬프면 눈물이 흐르고, 기쁘면 저절로 웃음이 나잖아요.
이게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 아닌가요?”
하철상은 환하게 웃으며 답한다.
“맞아요! 데카르트도 이 지점에서 막혔어요.
인간 행동을 자연스럽게 설명하려면,
서로 다른 마음과 몸을 연결해 주는 뭔가가 필요했죠.
마치 서로 떨어진 두 개의 섬을 연결하는 다리처럼요.”
명인성은 이제 알겠다는 듯 말한다.
“혹시 그게 송과선인가요?”
하철상이 경쾌하게 손가락을 튕기며 대답한다.
“네! 맞아요. 송과선은 쌀알 크기에 뇌의 작은 기관입니다.
데카르트는 이곳이 마음,
그 당시 언어로는 영혼이 심장, 간 등 다른 신체 기관과 만나는 특별한 장소라고 주장했죠.
그 당시에는 뇌가 반씩 나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송과선만은 뇌의 정중앙에 딱 하나밖에 없거든요.
물론 오늘날 신경과학의 눈으로 보면 데카르트의 이론은 오류투성이죠.
송과선은 멜라토닌을 분비해서 수면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뇌의 기관일 뿐입니다.
다시 말해, 송과선은 마음과 몸을 연결하는 기관이 아니란 겁니다.
따라서 마음과 몸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여전히 철학적 난제로 남아 있습니다.
이걸 심신 문제(Mind-Body Problem)라고 불러요.”
“아, 그러니까 데카르트가 말한 송과선을 나노 기술로 만들었다는 의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