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지각

by life barista

“몸을 기계로 바꾸는 건 타이어 교체와는 다르죠.

타이어는 생각을 못하지만, 사람의 손과 발은 생각을 해요.

몸이 하는 생각, 그걸 신체 지각이라고 불러요.


신체 지각은 생활 무의식을 만듭니다.

조금 낯설죠?

출퇴근길을 떠올려 보세요.

어느 순간부터는 길을 기억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발이 먼저 움직이죠.

회사 문을 열거나, 휴게실에서 물을 마실 때도 마찬가지죠.

우리가 일일이 신경 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생활할 수 있는 건,

내 몸이 그동안 나에게 맞춘 세상을 차곡차곡 쌓아온 덕분이에요.”


사람 몸은 뇌의 명령에 무조건 끌려 다니는 껍데기가 아니에요.

세계를 먼저 만나는 건 뇌가 아니라, 몸이에요.


몸은 나와 너 그리고 세계에 대한 살아있는 감각을 주체적으로 해석하고 여기에 자기를 맞춰요.

촉감으로 날카로운 물건을 조심하는 손처럼 말이죠.


뇌는 두개골이라는 깜깜한 골방에 혼자 갇혀 있잖아요.

뇌는 세상 이야기를 몸에게 귀동냥하는 셈입니다.

세상을 이해할 때 감각하는 몸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명인성은 하철성의 설명을 줄곧 고개를 끄덕이며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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