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이 그리워
요즘 자존감이 바닥이다.
친정 엄마는 내가 살림을 못 한다고 하지,
남편은 내가 융통성이 없다고 하지,
애들은 엄마가 중국어 발음이 엉망진창이라고 하지,
그렇다고 육아를 잘하느냐, 주변 엄마들을 보면 그것도 한참 아니다.
이렇지 않았는데 자꾸 나이 탓을 하게 되는 건 정말 늙어서일까. 공부도 일도 내 몸도 어느 하나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다.
사십 대에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월등하게 적어진 그 무언가가 있다면 아마도 칭찬이다.
그래. 나는 이 나이를 먹고도 칭찬이 그립다.
“우리 애기는 어쩌면 이렇게 대단하지? 왜 이렇게 잘한 거야?”
“이제 애기라고 하지 마, 엄마. “
기껏 칭찬 공격을 했더니 다 큰 어른처럼 철벽 방어 하는 큰 딸.
실은 그 칭찬 내가 받고 싶다.
칭찬 기계가 있다면 오백 원 넣고 들어가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듣고 싶다. 잘하고 있다, 괜찮다, 멋지다, 씩씩하다, 자랑스럽다, 용감하다, 창의적이다, 진취적이다. 온갖 얄라리 쿵떠쿵 입에 발린 말을 목에 닭살이 돋을 만큼 듣고 싶다.
부정적인 평가의 딱 절반만큼만 그 말을 듣고 나와 칭찬방 문을 꽝 닫으면, ‘이 자식들아, 나 쫌 대단하지? 나 아직 살아있다고!!!!!!’를 외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 어깨가 10센티 정도는 뽐뽐 올라가 거북이 등딱지처럼 깨지지 않는 자존감 방어막이 설치될 것이다.
굳이 구걸하지 않아도, 돈을 내고 사지 않아도 칭찬받고 싶다. 우쭈쭈가 필요하다.
가끔 화를 내면 눈치 이백구십구단인 둘째가 “엄마는 오늘 왜 이렇게 예뻐?”하는 그런 거 말고
입에 맞는 반찬 앞에서만 “애들이 잘 먹네”하는 갱상도식 남편 칭찬 말고
생활계획표에 나오는 ctrl C + ctrl V 칭찬이어도 좋으니 좀 듣고 싶다.
우쭈쭈. 우쭈쭈. 오구 그래쪄요?
(에이씨. 걸어가며 쓰다가 새똥 밟아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