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락하지 않기로 한 것
예전의 나는 나를 탓했다.
지난 일주일 나는
지난 한 달 나는
지난 일 년 나는
왜 더 열심히 살지 못했을까.
사실 더 많은 것들을 더 할 수 있지 않았나.
지난 시간들의 나를 자책했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다.
지난날의 나는 노력이 부족한 게 아니었다는 걸.
나의 발목을 붙잡는 건 항상 체력이었다.
신체적 체력, 정신적 체력 모든 부분에서
표준 미달이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들이 기본이 되어있지 않은데
평균 이상의 이상을 넘는 성과를 내고 싶어 했다.
다리가 없는데 달리라고 했고,
입이 없는데 먹으라고 했고,
귀가 없는데 들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물론 나는 사지 멀쩡하고
눈코입이 멀쩡하게 존재하지만
분명 구멍들이 존재했다.
마치 빈틈없이 채워놔도 어디론가 줄줄 세는 그런 구멍들이.
그래서 살아가는 전략을 바꿨다.
일단 체력을 키우기로 했다.
달리는 건 힘들어도 걸을 수는 있으니까 일단 걷고,
먹는 게 귀찮아도 건강식으로 챙겨 먹고,
하루에 한 번 나가기 귀찮아도 나가서 햇빛은 보고,
일어나기 싫어도 일단 일어나서 세수부터 하고
그런 별것 아닌 것 같은
당연한 일상 같은 것들을 하기로 했다.
너무 당연한 일상들이 지난 나에게는
당연하지 않았고,
정상 범주에 항상 벗어나 있었고,
어딘가 현실에서 동떨어져 있었다.
더 이상
지난날의 나를 탓하고 싶지 않았고,
이제 나는 그저 행복하고 싶었다.
더 이상
슬픔 따위가 나를 가라앉힐 수 없게
절망 같은 기분에 사로잡히지 않게
자기 연민 따위에 갇혀있지 않게
그렇게 살아가고 싶어졌다.
나는 앞으로 나를
가능한 최대치로 사랑하며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내면의 자해를 허락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