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럽다. 자유로워 보인다. 건강하고 강단 있는 그들. 내게 없는 것들을 잔뜩 가진 것 같아 동경하다 때때로 우울했다. 나름 아등바등 살아온 삶이 대견하다가도 누군가의 삶을 엿보다가 이내 초라해졌다. 마음먹으면 훌쩍 해외로도 떠나고 꿈을 위해 도전을 망설이지 않는 삶. 좋은 집에 살며 좋은 것을 먹고 자기 계발에도 돈을 아끼지 않는 여유. 온통 보이는 건 그들의 빛나는 순간들뿐이었다.
수면 아래 분명 발 동동 거리는 노력이 있었을 테지. 이면에 까맣게 속이 타들어가는 일들도 많았을 거야. 보이지 않는 그들의 수고를 다 이해하기엔 속이 좁아서 결국엔 내 탓을 했다. 왜 이 모양으로 사냐. 출발선부터 달랐던 거 아냐? 가끔 억울하기도 했다. 변명과 원망이 나를 지배하던 시절이었다. 말하자면 열등감 덩어리였네.
그래서 결국 가장 부러워하던 게 뭐였을까. 그들의 돈이었나, 학력이었나, 외모였나. 솔직히 다 샘났지만 그중 가장 부러운 게 있었다.
꼬인데 없는 건강한 마음,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뚝심, 확고한 취향과 목표. 어떻게 가지게 된 걸까? 출발선이 달랐어도 유일하게 내가 욕심 내볼 수 있는 것이기도 했다.
이제야 보이기 시작한다. 삶이 제 것인 사람이 가지는 여유. 자기 인생을 손에 쥐기 위해 그들이 한 원초적인 노력은 자신을 아는 것이었다. 온전히 자신을 이해해야 가질 수 있는 뚝심과 취향, 자신의 강점도 약점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용, 자기 확신에서 오는 실천력. 나도 그 길을 조금씩 걸어가려 한다.
언젠가 제대로 반짝이는 순간이 온다면 꼭 전하고 싶다. 나를 알기 위해 보냈던 지난한 기록의 시간, 나도 몰랐던 나를 내보이며 겪은 수치심, 비로소 나를 이해했을 때 오는 건강한 자기 연민, 결국 나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된 과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