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내가 가끔 밉지만
내가 나를 긍정하면 자기 비하는 멈출 수 있다
비하가 습관이었다.
남들 앞에서든 혼자서든
야금야금 나를 내리 깎았다.
칭찬을 받으면 더 그랬다.
-옷이 오늘 너무 예뻐요!
-에이, 이거 싸게 주고 산 거예요
-진짜 일 처리를 너무 잘하시는 거 같아요
-아이구, 이게 뭐라고~ 아무것도 아니에요
겸손인 척 뱉은 말에 칭찬은 날아가고 초라함만 남았다.
겸손해 보이고 싶었다.
아니 더 정확히는 착해 보이고 싶었다.
착하면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고
좋은 사람이 돼야 사람들이 사랑해 줄 거라 믿었다.
내가 나를 인정하지 않기에
타인에게 가치를 인정받고 사랑받아야만 했다.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게
무례하고 예의 없어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다.
착함=겸손함=좋은 사람이라는 잘못된 신념은
나를 점점 주눅 들게 했다.
다양한 관계의 실패를 통해
나의 신념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내가 아무리 착한 사람이 돼도 떠날 사람은 떠났고
비하하지 않고 솔직한 모습을 드러내도
남을 사람은 곁에 남았다.
그간 나를 긍정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예쁜 구석이라고는 없는 것 같았는데 괜찮은 면도 많았다.
여전히 내가 가끔 밉지만
자주 귀여워하는 연습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