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딱지 11만 2천 원의 교훈

교통법규를 잘 지킵시다.

by 다씽

제주 도착한 지. 일주일쯤 됐을까. 카카오톡 알람이 왔다.

국민 알림에서 어떤 알람이 날아왔다. 자세히 다시 읽어보니 '경찰청'이라는 글자에 정신이 번쩍... 내가 뭐 잘못했나? 하.. 뭐지? 하고 링크를 클릭할까 말까 고민했다. 요즘엔 피싱 범죄가 너무 많다 보니까 내 죄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클릭 한 번으로 내 폰에 있는 정보를 악의 소굴에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물론 벌써 내 정보는 어둠의 세계에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도 알고는 있지만. 카톡이 왔던 당시에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던 터라 이따 보자 하고 우선은 패스를 했다. 그렇게 내 기억에서 경찰청 카톡을 사라졌다. 하지만 이틀 뒤에 남편한테 한 장의 사진을 받았다. 그리고 이런 멘트와 함께... '제주도 가니까 마냥 좋지? 얼마마나 신나게 달렸으면 간지 일주일 만에 과속 딱지가 날아오냐...' 하는 거다. 엥? 이게 무슨 소리야 하고 보니 사진을 보니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교통생활안전과)'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이틀 전에 카카오톡으로 받았던 경찰청이라는 메시지가 떠오른다. 폰을 찾아 카톡을 켜고 메시지에 들어가서 보니 피싱은 아니었구나.. 내가 어린이 보호구역 30킬로 구간에서 45km 키로 달려서 과속을 했다는 속도위반 과태료부과 안 내였던 거다. '안 그래도 육지에서 돈을 아끼고 제주를 누리려 온 제주 살이인데... 제주를 누리기도 전에 과속 딱지가 웬 말이람 나는 왜 속도를 냈을까? 어디에서 찍힌 걸까?' 하며 속도위반장소와 위반 내용을 다시 한번 살펴봤다. 찍힌 장소를 검색해 보니 왕복 6차선인 도로에 학교 지점이었다. 대략 어디쯤인지는 알 것 같았다. 아차 싶었던 곳이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역시 카메라는 정확하군... 좀 봐주지. 하는 마음이 들긴 했지만 뭐 내가 교통법규를 어긴 거니까... 아 아까워하며 비용을 결제했다. 근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3일 뒤에 또 속도위반 딱지를 받았다. 하... 동일한 장소였다. 제주에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길이 익숙지 않을 때 달렸던 거 같다. 총 지불한 비용은 11만 2천 원. 10만 원이라는 돈이 제주도에서 맛있는 갈치조림 한 번 더 먹을 수 있는 돈인데 너무너무 아깝다. 아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아깝다.


핑계 아닌 핑계라면 이런 곳에 초등학교가 있다고? 할 정도로 잘 닦인 도로 옆에 학교가 등장한다. 초등학교가 전혀 없을 것 같은 도로를 생각 없이 달리다 보니 찍힌 거다. 우리가 머물렀던 숙소는 어딘가를 나가려면 항상 왕복 6차선 길을 지나서 나갔어야 됐고 열심히 달리다 보면 앞에 있는 차들이 갑자기 속도를 확 줄이는 구간이 있었다. 앞에 차가 있을 땐 따라서 같이 속도를 줄리고 둘러보다 학교가 있는 걸 뒤늦게 발견한 거다. 또 차가 없을 때는 생각 없이 달리다가 이 사달이 났다. 조금 신경 써서 안전 운전을 했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인데 들떠있었던 것이다. 한 달간 운전을 도맡아서 하기로 했는데 과속으로 두 번의 과태료 납부 영수증을 받다니... 더욱 안전운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반성을 했다. 안전하게 아이들을 데리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에 다이소에 갔다가 눈에 띈 baby in car라고 적혀있는 차량용 스티커도 사서 붙였다. 괜히 억울해서 제주 과속 과태료를 검색해 보기도 했다. 근데 은근히 많았다. 초행길인 제주 여행에 갑자기 등장하는 50km, 30km 구간에 나와 같이 당한(?) 사람들이 적지 않구나 하는 생각에 위안을 삼았다.

두 번의 벌금을 결제를 하며 유라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다.

"아.. 과속 딱지 받았어..."

"어디서? 그렇게 속도 낸 적 없는 거 같은데"

"그 초등학교 있는 곳 있잖아 거기서.. 그것도 두 번이나.."

"아이고 어쩌냐 얼만데? 11만 2천 원."

"아 아까워 아까워... 같이 타고 가다 그런 거니까 하나는 내가 낼 게" 하는 거다. 아니라고 내가 조심했어야 되는데 운전은 내가 했는데 왜 유라가 내냐. 유라가 네가 운전을 했다면 또 안 냈을 거다.라고 얘기했다. 또 순간 느낀 건 우리의 생활에서 생긴 모든 경제적인 것을 나누려는 모습에서 우리는 정말 가족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명백하게 내 실수로 인한 부분이었기에 과태료는 내가 내는 게 맞았다. 그냥 푸념만 들어달라고 했다. 그리고 앞으로는 과속 안 하겠다고 잘 살피겠다고 했다. 그렇게 나의 제주에 취해 들뜬 기분을 억누르지 못하고 제주에 11만 2천 원이라는 거금을 지불했다.




많은 사람들이랑 이야기해 보면 제일 아까운 돈 중 하나가 주차, 과속 벌금을 낼 때인데 특히 어린이 보호구역 30킬로 구간에서 발생한 과속 벌금을 제일로 치는 것 같다. 10km를 초과하면 벌금 무려 5만 7천 원을 지불하게 된다. 가끔은 속도가 그렇게 나가더라도 과속카메라에 찍히지 않거나 내 차 계기판 혹은 내비게이션에 찍힌 속도 대비 카메라가 찍은 속도가 달라서 벌금을 피하게 되는 경우도 많은데 아주 칼 같은 제주도의 속도위반 감시 카메라에 제주살이 초반에 아주 씁쓸한 일을 겪었다. 어찌 보면 한 달 살이라는 살아보는 것이기도 하지만 장기 여행으로 생각해 본다면 항상 설레게 하는 단어인 여행과 제주 두 단어 덕에 나의 마음이 마구 들뜬상태였던 것 같다. 오자마자 제주에 표류된 상태였기에 그저 생존의 마음이 강했는데 머리와 마음은 달랐구나 싶은 순간이었다. 2장의 과태료 영수증이 너 앞으로 지낼 기간 많으니 들뜨지 말고 너의 차에 너뿐 아니라 유라 그리고 세명의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하는 편지 같았다. 소위 말하는 금융치료 덕에 이후에는 교통위반 관련 서류를 1건도 받지 않았다. 물론 애초부터 받지 말아야 하는 것이 맞다.




제주도는 참 여행자가 많다. 여행으로 온 제주에서 드라이브를 하면 그 설레는 기분을 이로 말할 수 없다. 제주의 아름다운 모습에 흠뻑 취하면 어김없이 그 취한 값을 지불하게 될 수 있으니 운전자는 정신 바짝 차리고 운전을 해야 한다. 어린이 보호구역뿐 아니라 안전운전을 위해 50km 구간도 갑자기 등장하는 경우가 많으니 표지판을 필시 잘 살피고 다니기 바란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제주도에 있는 학교는 큰 대로변 있는 경우가 많아 갑자기 속도를 줄이게 되는 일이 많다. 당연히 과속단속 카메라도 있다. 제주에서 운전할 때는 정신 바짝 차리고 과속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처럼 금융치료 당하지 마시길.





tip 2025년 8월 1일부터 제주 지역 내 과속운전으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암생순찰차가 투입된다고 한다. 탑재형 이동식 과속단속 차량을 활용한 단속이 시행된다고 하니 과속 단속 카메라가 있는 구간에서만 속도를 줄이지 말고 언제나 안전 운전하기 바란다. 지금 이 글을 보시는 분은 여행자일 확률이 높으니 여행 중에 사고는 당연히 없어야 하겠고 여행자금의 큰 지출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규정속도를 준수하기 꼭 기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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