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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규선 Oct 06. 2021

우리 집의 보배

늦둥이 아들은 지금 초등학교 4학년이다.

녀석은 지난번 반에서 회장으로 뽑혔다고 하여, 나는 녀석에게 '가문의 영광'이라고 축하해 주었다.

얼마 전 일이다.

학교에서 경복궁 민속박물관 견학을 위해 보호자를 동반하여 팀을 이루라고 하였다.

이에 녀석은 남자애 3명을 팀으로 구성했는데, "아빠가 보호자로서 갈 수 있냐?"라고 나에게 물었다.

나는 바빠서 갈 수 없다고 하니, 잠시 후 몇 군데 연락을 하더니 할 수 없이 친구 형이 가기로 했단다!

나는 대학생, 혹은 고등학생 정도로 짐짓 생각하고, 걱정스러운 마음에 "그 형이 몇 학년이냐?" 물었다.

이에 녀석은 초등학교 5학년이라고 뾰로통하게 대답했다.

4학년 아이들의 보호자가 5학년이라니... ㅎㅎ

저녁에 집에 와서, 오늘 견학이 어땠냐고 물었다.

녀석은 결국 보호자 없이 다녀왔으며, 시간이 없어 대충 보았다고 한다.

나는 녀석을 기특하게 생각하면서, 사내 얘 3명이 어떻게 박물관을 누비고 다녔는지 상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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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이 얼마 전에 시험을 치렀다고 하며 나에게 결과를 얘기하였다.

"아빠! 사회는 100점을 맞았어요!"

"그래! 잘했구나!"

"수학은 96점을 맞았어요! 잘했지요?"

"응! 잘하는구나! 그런데 다른 얘들은 몇 점 맞았니?"

"대부분이 100점을 맞았어요! ㅎㅎ"

능청스러운 늦둥이 아들이지만, 우리 집의 보배다.

니들도(친구들) 가끔은 이런 아들이 있었으면 좋겠지?

글쓴이, 서치펌 싱크탱크 대표 이규선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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