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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규선 Oct 31. 2021

혹시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을 아시나요?

혹시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을 아시나요?

바로 '행복'이다. 사람들은 네 잎 클로버의 행운만을 추구할 뿐 세 잎 클로버의 행복을 외면한다.

행복 없는 삶을 행운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행복이 모여 행운을 만드는 것은 아닐까!

얼마 전에 오랜만에 잠실 교보문고에 들려 책을 둘러보다가 손바닥만 한 작은 책을 보고 발길을 멈췄다.

'행복'에 관해 여류작가가 수년간 일간지에 올린 글을 모아놓은 책인데, 표지에는 하얀 커피잔에 진한 갈색 커피가 향기를 뿜을 듯이 그려져 있었다.

순간적으로 "행복은 커피"라는 단순한 논리가 떠올랐고, 그 속에 무슨 글이 재미있게 쓰여있을 까 무척 궁금했다.

나는 집이나 조용한 카페에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쓸 때는 커피를 마시는데 그윽한 향기에 기분이 좋고, 그때는 어느 누가 터치하지 못하는 나의 소중한 시간이 된다.

30대 중반의 젊은 작가가 쓴 글은 신선했고,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과 모습은 세대차이를 떠나 나와 비슷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동서고금 남녀노소 누구나 행복을 그리며 인생을 살고 있다.

최근에 몇 가지 사건(?)이 나를 슬프게 하였다.

내가 단체 카톡이나 밴드에 무심코 올린 글이나 사진들이 어느 누구에게는 불편했고, 그것이 서로 관계를 멀게 하거나 아예 단절되는 일이 벌어졌다.

어느 사연의 주인공이 된 친구 A를 보고 반가워, 내 딴에는 그 친구의 동향을 소개하려고 기분 좋게 올렸는데 다른 한 친구가 그와 좋지 않은 감정이 있었는지 한 줄 답글을 올린 후에 아예 탈퇴해버렸다.

해외에서 이민자로서 외롭고 쓸쓸할 텐데, 더욱 코로나 시국이라 왕래도 없는데 유일한 소통창구인 SNS를 박차고 나가니 그들 사이의 관계를 모르는 나로서는 다시 초청하기도 뭣해 그냥 두었다.

또 하나 더 있다.

너무 잘 알아 막역하다고 생각했는데, 과유불급이라 묵묵히 지켜보던 친구 B가 나에게 불편한 심정을 토로했다.

아~  뿔싸!

서로 처한 환경과 관점에 따라 느끼는 감정이 달랐는데, 나는 그것을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이었다.

자주 만나지 못해 오래 묵은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내가 수시로 마치 트루먼쇼의 주인공이 되어 SNS 자료를 올렸는데... 아무튼 그때 내 마음도 무척 허탈했다.

Out of sight,  out of mind!

결국 눈에서 멀어지면 자연스럽게 잊히고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얘기가 아닌가!

평생 함께 할 것 같던 사람들도 결국 자기 길을 찾고, 뿔뿔이 흩어지면 처음에는 조금씩 연락을 하다가 결국 다시 남남이 되어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그냥 물이 흐르는 대로 놔두어도 되는데, 나의 집착이 문제였다.

하루 종일 뒹굴며 재미있게 놀다가 사소한 시비 끝에 다시는 안 볼 것처럼 싸웠던 어린 시절에는 다음날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만났다.

그런데, 지금은 살아온 과정이 다르고, 나이가 들어가며 고집이 세어지고 견해 차이가 커서 한번 어긋나면 영영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친구가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살까!"

행복은 듣기만 해도 기분 좋은 마법의 단어다.

내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세 잎 클로버(작은 행복)에 늘 만족하며, 오늘은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에게 커피 한잔하자고 전화해야겠다.

"오늘 뭐해?"

글쓴이, 서치펌 싱크탱크 대표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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